"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2006년도 여행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변화의 바람이 끊이지 않았던 해로 기억될 만 하다. 특히 올 한해 여행업계를 뜨겁게 달군 여행사간 인수합병과 기업 공개는 여행사를 소규모 구멍가게 정도로 여기던 일반의 시선을 여행 산업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여행사마다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 경쟁에 내몰기도 했다. 본지가 올해의 키워드로 자세히 살펴보고 있는 하드블록과 여행사 M&A, 골프 시장 급성장 등 커다란 흐름을 제외하고 2006년 여행인들의 시선을 붙잡았던 뜨거운 감자 10가지를 정리했다.

1. 일본 가이드 자격 시험 논란

개정된 통역안내업법이 올해 4월부터 시행되면서 ‘오사카에서 가이드가 잡혀 벌금을 물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일본 지역은 연초부터 가이드 시험을 둘러싸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일본 측의 실질적인 단속 여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막상 4월 이후에도 이렇다할 단속 움직임이 없자 ‘너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일본 국토교통성이 6월초 2주간을 ‘통역가이드 제도 주지 강화 주간’으로 설정하고 일본 내 주요 여행지 등에서 무자격 통역가이드 활동에 대해 점검하자 이 참에 자격증을 마련해야겠다는 반응도 많았다.

실제로 일본측이 일본 통역 안내사 시험의 1차 필기시험을 올해부터 향후 수년간 한국에서 치르기로 하면서 국내 통역학원에서는 관련 과목이 개설돼 인기를 끄는 등 지난 9월3일 치러진 한국에서의 첫 필기시험이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 그 때 그 후 ㅣ 일올해 시험 응시자도 대폭 늘어났다. 지난 9월3일 서울서 첫 실시된 일본통역안내사 시험에는 한국에서 865명이 시험에 응시했으며 일본에서 시험을 치른 응시자까지 더할 경우 총 1110명이 통역가이드 한국어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해 400명 가량이 응시한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편 올해 시험은 총 1110명의 응시자 중 6.67%인 74명만이 합격해 지난해보다 낮은 합격률을 기록했다. 합격자들은 지난 10일 일본에서 2차 구술시험을 치뤘으며 최종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9일이다.

2. 여행사 발권 수수료 7% 시대

KLM네덜란드항공에서 시작된 항공사의 수수료 인하 조치가 전 유럽 항공사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여행사들이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KLM네덜란드항공을 시작으로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독일항공, 스위스항공 등이 여행사 발권수수료를 7%로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하자 여행사들은 KLM항공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했지만 항공사의 철회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불매 운동 등의 방법도 언급됐지만 담합에 의한 불공정 행위로 몰릴 위험이 크다며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으며 당시의 소극적인 대응은 결국 사태 추이를 지켜보던 유럽 항공사들의 연이은 수수료 인하로 이어지게 됐다. 다행히 유럽 지역 이외의 항공사들은 아직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항공사의 수수료 인하는 내년에도 여행사 경영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한국이 유럽 항공사들의 발권 수수료 7% 지급 발표 소식을 접하고 있을 때 일본은 미주 지역 항공사들의 항공권 수수료 5% 인하 통보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 그 때 그 후 ㅣ 노스웨스트항공이 9월1일부터 일본 시장에서 여행사 대상 항공권 발권 수수료율을 7%에서 5%로 인하하기로 결정해 한국 시장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는 NW가 2001년 1월 한국 시장에서 수수료율을 9%에서 7%로 인하한 후 4월부터는 일본에서도 7%로 인하해 한국과 일본에서의 정책적용 시차가 거의 없었기 때문. 이와 관련 NW측은 “국적사나 유나이티드항공에서 수수료율을 5%로 낮추지 않는 한 노스웨스트가 주도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지금까지는 인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3. 랜드, 여행사간 짝짓기 활발

패키지 여행사가 아니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내세운 대형화 바람은 랜드와 중, 소 여행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랜드사는 랜드사까리 지방 여행사나, 전문 여행사들은 여행사 나름대로 각자의 특성을 살려 연합을 구성하는 등 시장 변화에 대처하는 노력을 보였다. 랜드사에 항공 좌석까지 요구하는 여행사가 늘어나면서 랜드팩과 홀세일러와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좌석을 확보한 랜드사들이 직판을 겸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좋은랜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구성된 랜드 연합만 살펴봐도 베스트랜드, 우리랜드, G얼라이언스, 일등랜드 등 마음이 맞는 랜드사들이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규모를 키워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체를 구성한 지방 여행업체들의 등장도 주목할만하다. 영남권의 25개 랜드사가 주축이 돼 결성한 e-패밀리투어를 비롯해 경기도에서는 G투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 소재 여행사들이 뭉쳐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10월에는 전국 단위의 골프 여행사 연합인 GTA(GOLF TRAVEL ASSOCIATION)도 발족하는 등 여행업게의 대형화 바람은 이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 그 때 그 후 ㅣ 각종 연합의 결성이 끊이지 않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이들 연합이 기본적으로 여러 여행사나 랜드사의 모임이다 보니 설립 당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회원사간의 의견을 모으고 조직을 이끌어 갈 구심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 일부 연합의 경우 설립 당시의 열의와 달리 별다른 활동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되고 있다. 한편, GTA는 발족과 함께 홈페이지(www.golftravel.or.kr)를 제작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별도의 사무실을 개설하는 등 빠른 속도로 사업을 안정화 시키고 있어 향후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 여행사 일간지 전면광고 논쟁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패키지 여행사들은 때 아닌 전면 광고 논쟁에 휩싸였다. 지난 4월 롯데관광개발과 자유투어는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에 연명 공문을 발송하고 일간지에 전면 광고 허용 요구를 공식화했다. 양사는 공문에서 신문광고에 대한 여행업계의 자율결의를 의결했던 2002년과 비교해 여행시장 규모가 1000만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광고 단수제한이 간판여행사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롯데관광과 자유투어는 6월 들어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등에 칼라 전면 광고를 실시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둘러싸고 KATA는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양측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후에도 롯데관광과 자유투어 등은 양면 8단 광고라는 변형된 형태로 광고를 집행하고 코오롱세계일주도 반 내리닫이 칼라 광고를 실시하는 등 광고의 크기만을 제한하는 자율 결의의 허점이 노출됐다.

▶ 그 때 그 후 ㅣ 신문광고 크기의 8단 이하 제한을 둘러싸고 두 달이 넘도록 진행됐던 전면광고 논쟁은 결국 어정쩡한 타협으로 실마리를 찾았다.

KATA는 자율결의사항 재정비 전담팀 회의를 통해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만 8단 이하의 크기로 신문광고를 집행하고, 그 외에는 업체별로 자유롭게 광고 크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이른바 ‘브릿지 광고’도 자제하기로 했다. 물이 센다고 독을 깨기보다 수리해서 쓰겠다는 KATA의 결정을 롯데와 자유도 받아들였고 이후 양사는 필요에 따라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한 요일에 전면광고를 실시하는 등 합의 사항을 준수하고 있다.

5. 국내도 저비용항공 시대 본격 돌입

2005년 한성항공에 이어 올해 6월 제주에어가 취항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저비용항공 시대의 막이 올랐다. 하지만 제주노선을 기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들 항공사의 초반 성적표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한성항공의 경우 내부 경영진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운항을 중단한 바 있으며, 제주에어 역시 운항 초기 결항과 지연 운항이 잇따르면서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또 크고 작은 항공 사고 소식이 보도되면서 작은 항공사와 비행기에 대한 고객들의 심리적 안전성 문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이같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이들 항공사는 한성항공의 첫 해외 취항지로 일본 가고시마 신규 취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제주에어는 최근 4호기 도입에 연내에 5호기 도입을 추진하는 등 제주-김포 노선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 진입에 성공하고 있다.

▶ 그 때 그 후 ㅣ 지난 달 28일 제주공항에서 있었던 한성항공의 사고는 안전에 민감한 항공 산업의 특성상 제주에어 등 걸음마 단계인 국내 저비용 항공사 전체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한성항공은 사고 이후에 제주-김포 구간을 감편하는 한편 저가항공이 불안하다는 것은 대형 항공사의 마케팅 논리라며 신뢰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고 직후 탑승률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밖에 한글로는 제주항공, 영문으로는 제주에어를 사용해 온 제주항공은 19일자로 공식적인 대외 회사명을 제주에어로 통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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