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바운드 업계는 ‘11년만의 기회’ 속에 있다. 인바운드 업계가 큰 혜택을 봤던 IMF외환위기 시절 이후 처음으로 맞는 호황기라는 의미다. 실제로도 원화약세 덕택에 방한 외래객이 급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존폐위기를 들먹일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인바운드 업계에게는 분명한 기회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다. IMF 때 반짝 호황기를 누린 뒤 10년의 불황을 겪었던 인바운드 업계 스스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산에 올랐을 때 미리 골이 깊을 것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모 인바운드 업체 대표는 “현재의 상황이 인바운드 업계에게는 희소식인 것은 사실이지만 순간에 일희일비하다가 자칫 큰 코 다칠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바운드 업계가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엄청난 수혜를 입고 있는 것도 아니다. 원-엔 환율이 1600원을 오르락내리락한다지만 지난해부터 일본 거래업체와의 거래 화폐가 기존 엔화에서 원화로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에 환차익을 운운하기도 우스운 상황이다. 엔화 거래를 유지하고 있는 업체라고 하더라도 일본측 거래업체가 엔화가치 상승을 들먹이며 결제액을 낮추는 횡포에는 사실상 무방비다. 오히려 이쪽에서 먼저 나서서 출혈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일부 업체는 엔화 결제가 일반적이었던 과거 극심한 엔저현상(엔화가치하락)으로 고생을 한 뒤 환변동 금융상품에 가입하기도 했는데, 이게 지금은 거꾸로 이익 폭을 끌어내리는 결과를 빚고 있기도 하다.

외래객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언제 변할지 모르는 앞일에 대비해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앞에 놓인 것은 깊은 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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