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가 살아나리라는 전망이 언론을 통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물론 당분간 터널 속을 헤맬 것이라는 예측도 없지 않지만 아무렴 어떤가. 한줄기 희망조차 없이 고난을 감내해왔던 시기에 비하면 분위기는 한결 나아진 듯하다.

그러나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난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열매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업계는 감봉, 감원 등의 뼈를 깎는 노력을 동원하며 자구책에 매달려 왔다. 어떤 회사는 다른 것을 다 포기하면서도 직원을 지키려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 반면, 어떤 회사는 인건비 등 직원에 관한 것을 일차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은 원해서건 원치 않건 간에 회사가 자신을 가족으로 생각하는지, 단순한 소모품으로 생각하는지를 깨닫게 됐다. 구조조정을 하고 안하고가 아닌 회사 태도의 문제인 것이다.

직원들은 자신의 시간을 회사에 제공하고 급여와 교환한다. 쏟아 붓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밀도는 다르다. 사장의 입장에 서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많은 회사와 시키니까 죽지 못해 일하는 직원이 많은 회사의 성과 차이는 말할 필요가 없다.

분명한 것은 무생물인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누가 진실로 ‘인재경영’을 추구했는지, ‘부속품경영’을 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터널을 빠져나갔을 때 뒤돌아본 오늘은 전자에게는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접착제 역할의 시기로, 후자에게는 본격적인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된 시기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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