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근 2년 동안 지속된 극심한 여행경기 침체는 여행산업 전반에 큰 상처를 남겼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환율폭등, 신종플루 등 연달아 들이닥친 외부 악재들에 여행업계는 속수무책이었다. 그 고통은 IMF 외환위기 때 못지않았다.



■상처만 남긴 것은 아니었다

상처만 남긴 것은 아니었다. 비록 감원과 감봉, 사업축소, 구조조정 등의 출혈은 불가피했지만, 위기일수록 사람이 소중하다는 인재경영 철학과 체계적인 상시 위기관리(Risk Management)의 필요성도 절감했다. 숱한 위기를 겪으며 자연스레 여행업계의 체질강화가 이뤄졌고 ‘어떤 위기든지 결국엔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이 확산된 것도 소중한 소득이다.

여행신문 창간 18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여행사 CEO 대담’에 참가한 3명의 CEO들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사람이 재산인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 곧 회사’라고 강조할 정도였다. 항상 위기감을 느끼고 임해야만 미래가 밝다며 상시적인 위기대응 체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체계적 위기관리시스템 절실

그러나 갈 길은 먼 편이다. 주요 여행사들의 위기대응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이렇다할 위기대응 체제를 갖추지 못했다. 각종 외부 변수에 민감한 여행업계의 특성상 수도 없이 많은 위기변수에 일일이 세부적인 대응체계를 갖춘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위기가 닥치면 그에 맞춰 대응하면 된다는 발상은 안일한 수준을 넘어 위험하다.

위기일수록 사람과 인재를 중요시하는 인재경영이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CEO들도 이 점을 강조하지만 그동안 구두선에 그치고 만 경우도 허다했다. 사람이 재산이고 곧 회사인 여행업계에 몸담고 있는 일반 직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팀장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의 직업과 직무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10명 중 9명이었다. 여행업에 대한 일반 직원들의 애정이 엿보이는 결과다.

■위기일수록 인재경영 ‘빛’

그러나 여행업계에 계속 잔류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고민이 컸다. 대부분 이직이나 퇴사를 생각한 적이 있으며, 10명 중 6명은 이직할 경우 여행업계 이외의 업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는 업무량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연봉 수준에서 기인한 측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체 근로자의 평균치보다 높은 직무수행과 관련한 스트레스 지수도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여행업에 대한 회의감 못지않게 애정과 열정 또한 컸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책임과 권한 부여가 이뤄진다면 몸이 닳도록 열심히 할 작정’이라며 여행업에 대한 강한 애착을 피력했을 정도다.

미래 여행산업을 이끌고 발전시켜 나갈 이들 인재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배려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이번에 창간 18주년을 맞아 한 달여의 조사기간을 거쳐 선정한 ‘한국 여행산업을 이끄는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특히 앞장서서 실천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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