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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배낭여행과 인연을 맺은 워너투어 변성문 대표은 20년 가까이 FIT라는 외길을 걸어왔다. 해외여행이 제한됐던 시절 여행사에 입문했으며 여행업계에 ‘온라인’ 바람이 불던 2000년대 초에 워너투어닷컴을 시작했다. 변 대표는 FIT전문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FIT 붐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항공권과 호텔을 개별적으로 예약하면서 FIT전문여행사의 설 자리도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여행시장을 몸소 지나온 탓에, 변성문 대표는 지금도 펜을 놓지 않고 공부 중이다. <편집자 주>

■운명같은 배낭여행과의 만남

1988년 1월 여행업에 발을 들였습니다. 여행자유화가 이뤄지기 전이었죠. 신세계통운이라는 여행사에 입사해 여권·비자 업무를 처음 맡았습니다. 여권을 만드는데 한 달에서 두 달 가까이 걸리던 때였죠. 당시 패키지, 인센티브를 가리지 않고 배웠습니다. 실제로 그때 인연이 닿은 에너지·환경 관련 업체의 해외 전시회 참가는 지금까지도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배낭여행을 다루기 시작한 것은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허니문 상품 세일즈를 위해 방문했던 변대중이라는 사람이 배낭여행 사업을 제안했고, 귀가 솔깃했었죠. 일본에서 공부했던 그 친구는 한국보다 빠른 일본의 관광업을 목격했고, 한국에도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배낭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동갑이고 성도 같고 여러모로 통하는 게 많았죠. 그렇게 1989년 9월에 ‘배재항공여행사’라는 이름으로 둘이서 배낭여행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해 겨울에 대학교를 찾아다니며 설명회를 하고 유럽을 시작으로 첫 팀을 보냈죠. 10년간 같이 일을 했고, 이후 각자 독립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행업에도 온라인이 열리다

매직투어라는 이름으로 1999년 10월 여행사를 세웠는데 당시 여행업은 ‘온라인’이라는 변수를 만나 급변하고 있었습니다. 전문여행사들이 생겨난 시기도 바로 이때구요. 매직투어도 온라인을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상호명을 워너투어로 바꾸었습니다. 워너가 바로 Want to 잖아요. to 뒤에 Go, Tour 등 동사만 바꾸면 고객들이 원하는 무엇이든 반영할 수 있어 회사 이름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상호명 변경과 맞물려 인티즌, 예카투어, 넥스투어, 인터파크투어, 웹투어, 80일간세계일주 6개 여행사와 함께 DTA(Digital Travel Alliance)라는 인터넷 여행사 협의체를 결성하기도 했어요.
당시 배낭여행하면 유럽이었는데 유럽을 다녀온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새로운 목적지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저도 새로운 지역 개발에 눈길을 돌렸습니다.

■호주·뉴질랜드 ‘신상’을 원했다

지금은 호주관광교역전(ATE) 하나 뿐이지만 원래 호주는 관광전이 ATE와 TABS로 나뉘어져 있었어요. 1998년 TABS에 참가했는데 당시 관광전 투어를 함께했던 사람들끼리 궁합이 잘 맞았죠. 한국에 와서도 모임을 결성하고 꾸준히 만났구요. 그러던 어느날 곰곰이 생각해보니 호주 상품은 차별성을 둘만한 것들이 전무하더군요. 당시 호주 배낭여행시장은 VIP카드, 버스패스 파는 정도 밖에 안됐거든요. 그래서 TABS 투어 때 함께한 배재항공여행사, 블루여행사, 세계로여행사, 이오스여행사, 내일여행, 투어닷코리아 등 FIT전문여행사와 얘기를 해 상품 개발을 위한 인스펙션 투어를 떠났습니다. 퀸즈랜드관광청에 있던 권희정 씨(현 뉴질랜드관광청 지사장)가 많이 도왔지요. 일본항공이 항공을 후원해줬고 현지에서 배낭여행 일정을 그대로 체험했습니다. 브리즈번-골드코스트 상품은 패키지가 보통 6일짜리였는데 8일짜리로 구성했고 배낭여행의 대표상품인 케언즈에서 시드니를 여행하는 일정은 10일, 20일 등으로 구성했죠. 미션비치, 에얼리비치, 프레이저아일랜드 일정도 이미 그때 다 짜여진 거예요.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함께했던 여행사끼리 연합상품을 만들고 5~6년 정도 팔았습니다. 케언즈, 골드코스트는 둘 다 해안가인데 직접 가서 경험하지 않고서는 차이를 알수 없는 거죠. 지금 호주 자유여행의 패턴은 10년 전에 구축된 거라 생각하면 됩니다. 연합으로 판매를 하다가 다들 노하우가 생기니 각 여행사에 맞게 상품을 변형해가기 시작했지요. 그때 워너투어는 콴타스항공 FIT팩을 시작했었어요. 호주관광교역전(ATE)을 2001년부터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데 갈 때마다 새롭고, 배워올 게 있어요. 관광시장은 급변하니까요.

■FIT여행사의 숙제 … 임계점에 서다

FIT시장이 양적으로는 상당히 팽창하고 다들 “FIT, FIT” 하는데 진정한 의미에서 FIT의 미래를 내다보자니 고민이 많습니다. FIT를 20년 동안 해온 저로서는 일반 여행사가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을 특화하고 싶죠. FIT가 몇 명을 보내느냐 하는 양적 시장이 아니라 독특하면서도 필요한 수익은 창출할 수 있는 시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지난해 하이뉴질랜드(www.hinz.co.kr)라는 홈페이지를 열고 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자유여행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이제 젊은층만 자유여행을 하는 게 아니거든요. 특히 호주, 뉴질랜드 지역은 젊은층이 워킹홀리데이 수요로 흡수되고 있어요. 새로운 계층을 공략해야 합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하이엔드마켓이 그리 크지는 못하지만 장기적으로 수요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루 70~80만원하는 롯지에서 묵고 원하는 곳만 찍어서 자유롭게 렌터카로 여행을 하는 거예요.

옛날에는 FIT전문여행사는 ‘전문’이라는 말에 걸맞게 자신만의 노하우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FIT전문여행사들이 점점 힘든 환경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항공과 호텔, 패스를 모두 따로 충족하고 싶어하는 소비자 앞에서 “어느 여행사가 전문 여행사냐”를 비교할만한 근거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런 FIT시장에서 어떻게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FIT전문여행사에게 주어진 숙제겠죠?

■워너투어닷컴
대표자│변성문
설립일│1999년 10월1일
주요사업│배낭여행 프로그램 (호스텔팩, 민박팩, 호텔팩, 기차/버스 단체배낭), 각종 자유여행 전문
홈페이지│www.wannatour.com, www.hinz.co.kr
대표번호│02-3477-7555
주소│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02-2 대지프라자 3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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