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열쇠는 레저업
○…미주여행업협회(ASTA) 회원들은 관광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까? 지난해 6월 여행사 사장 및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ASTA 회원 경영조사, 「여행사의 의지, 오늘과 내일」에서는 급변하는 관광시장의 오늘과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제시돼 주목들 받았다. ASTA 연구조사부에 의하면 전체회원 중 53개 업체가 본 조사에 응했고 관광산업의 미래에 대해 64%가 긍정적으로 대답했고 36%의 경영자들은 항공사 및 대형여행사의 관행에 따른 경쟁력 상실로 인해 관광산업의 미래가 흐리다고 응답했다.…○ <편집자주>
관광산업에 대한 응답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맑음과 흐림이 공존했다. 조사에 응답한 과반수 이상의 여행사 사주 및 경영자들은 관광산업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회사의 재정적인 기반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여행업계를 떠나거나 합병, 폐업 또는 많은 신규여행사들처럼 자신의 단골고객들을 데리고 독립할 것을 고려하고 있었다.
특히 35%의 경영자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대형여행사와의 치열한 생존경쟁 및 항공수수료 제한관행, 신용결제 그리고 급격히 상승하는 운영비 등을 심각한 장애요인으로 꼽으며 관광산업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단체여행 상품을 주수입원으로 생각하듯이 낙관론자들은 소규모 여행사의 미래가 레저 산업과 단체여행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리츠먼드에서 2백50만달러 규모의 CTC 국제여행사 대리점을 운영하며 교회를 주고객으로 성지순례 상품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리스테 존슨씨는 『그동안 특별한 계획없이 주먹구구식 경영을 해왔지만 항공권 판매수수료를 제한하겠다는 항공사의 결정을 접하자마자 본격적인 영업계획 수립에 착수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존슨씨 또한 개인적으로는 관광산업의 미래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지만 여행업자들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관행은 하루 빨리 고쳐져야한다고 지적한다.
존슨씨는 『항상 선수를 치는 항공사에게 언제까지 끌려다닐 수는 없다』며 『여행업은 다른 업종보다 더욱 신속한 변화가 필요하다. 보다 효과적인 영업방식을 발견하면 즉시 반영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항공사의 항공좌석에 의존하는 여행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또한 『이제까지 항공권이 관광산업의 주인공 역활을 해왔다면 관광이나 크루즈 등은 조연에 불과했다』며 『앞으로는 각자의 경제적 능력에 맞춰 개발된 패키지 상품처럼 여행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뉴포트에서 크루즈와 골프패키지를 전문으로 하는 월드와이드 골프&관광을 운영하고 있는 죤 쇼트씨 또한 전체적인 경비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단체여행 상품만이 재정적인 생존의 열쇠라고 믿고 있다.
정보처리·전문성
ASTA의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 또 다른 부분은 여행사의 정보처리와 전문성에 대한 문제였다. 조사결과 대부분의 영세업자들이 사세확장에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업무의 전문화에 대한 인식은 미흡한 편. 기본적인 경영원칙을 어떻게 적용해야 될지도 감을 못잡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약점들이 심한 경우 여행사의 도산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년전에는 여행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요즘과 같은 전문성이 요구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회계를 비롯한 최소한의 전문적인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경상비의 삭감은 곧 수익성의 증가. 쇼트씨와 같은 응답자는 『3대의 컴퓨터를 2대로 줄일 수 있다면 회사는 즉시 경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전문화는 또한 자신의 시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 주력할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17년동안 여행사를 경영한 스테파니 쿠퍼씨와 같은 베테랑은 『교육이야 말로 새로운 수입원을 개발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밝혀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가 전문화의 기본임을 강조한다.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새로운 수입원은 영원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여행업자들이 ASTA와 같은 협회들이 추천하는 새로운 사업형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거나 직접 시도를 해보며 각종 세미나에 참석해 여행자들의 기호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여행업 경력이 많은 쿠퍼씨의 경우 배낭 등의 여행악세사리 및 기념품 상점을 오픈했으며 봉사료를 받고 있다.
『봉사료는 이 사업에서 가장 필수적입니다. 봉사료를 받지 못하는 종업원은 손님의 계산서에 요금을 추가시키죠. 우리는 부가가치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 댓가로 당연히 봉사료를 받아야만 합니다. 종업원은 물론 고객들도 교육을 통해 왜 봉사료가 필요한지 재인식해야만 합니다. 만약 손님들에게 사람들이 회계원, 증권중개인, 은행 및 보험사에 전문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이유를 상기시킨다면 손님들도 이해할 것입니다』
때문에 쿠퍼씨는 여러 단체여행에 참가해 직접 손님들에게 수수료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서비스와 봉사료의 인과관계를 대중이나 잡지, 신문과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 알리는 것이 모든 여행업자들의 몫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쿠퍼씨에 버금가는 경력을 소유하고 있는 CTC 국제여행사의 랜 스태인커씨는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데 공감하고 있지만 미래는 밝다고 확신한다』며 『베이비 붐 세대들은 여행으로 여생을 즐길 은퇴시기에 다가가 있고 인구통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스태인커씨의 낙관론 뒤에는 또다른 비결이 있다. 바로 여행상품의 공급자. 최근에는 공급자들과의 협상을 도와주는 것은 물론 각종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는 콜로라도 협회와 공동협약을 체결한 그는 크루즈와 하와이 상품공급자와 같은 소수의 공급자들에게도 매우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한 노력들이 공급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줘 결국 보다 많은 수수료를 창출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스태인커씨는 『관광산업의 미래는 레저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개발에 있다』며 『첨단의 기술력에 의해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 현대의 흐름이라고 해도 결코 복잡한 질문과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들로 가득찬 레저여행사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전부가 소규모 여행사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대답한 것은 아니다. 헤리티지 여행사의 주디 쉬네이더씨와 아메리카 여행사의 반드빌랜씨가 부정적인 응답을 한 대표적인 사람이다.
지난 94년 4월 여행사를 시작한 반드빌랜씨는 연수입이 2백만달러를 넘어섰지만 중요한 착오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확인을 해보니 수중에 현금이 한푼도 없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많은 물량을 한다고 좋은 것을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96달러짜리 항공권을 75달러에 판매해야 하는 과당경쟁이 계속되는한 제살깍아먹기식 영업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모두 빈털터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상적인 거래만이 여행사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기본적인 논리가 또한번 입증된 것이다.
재정적인 곤경
여행사들에게 있어 합병은 어떤 의미일까. 일부 여행사들은 합병을 사업상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살인적인 임대료와 대형여행사의 경쟁으로 인해 곤경에 빠져 있는 대도시 소재 소규모여행사들은 더욱 그러하다.
조사결과 영세한 여행사는 합병되거나 팔리게 될 것이며 어느정도의 일거리만 확보된다면 재택근무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 미국 여행업자들의 생각이다. 물론 몇가지의 편법을 이용하면 컴퓨터예약시스템(CRS) 경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약에 대한 신용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장사할 생각은 꿈구지 않는 것이 좋다.
산디에이고 인근의 라 메사에서 베리 월드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는 빌 베리씨는 이 사업에 21년을 보낸 배테랑이지만 이 분야에는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다.
『모두가 우리를 제거하려고 합니다. 공급자들은 동반자나 친구가 된 적이 한번도 없으며 만약 그들이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즉시 우리를 제거할 것입니다. 공급자들이 이익을 남기는것을 힐책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우리를 노예취급하고 있습니다』씁씁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여행은 나의 인생
이런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베리씨는 여행사업은 자신의 삶이며 본인의 청구서를 결제할 수 있는 한 계속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가 68세보다 조금만 젊어도 대리점 모집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오직 행운을 빌고 있다는 것이 배리씨의 솔직한 심정이다.
또다른 응답자인 엘레노아 라벤더씨는 『그동안 단순히 사업자체를 즐겨왔지만 2년전부터 개인적인 변화가 절실하다고 느꼈다』며 『내게 필요한 변화는 현대적인 사업운영을 위한 독창적인 방안을 적용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라벤더씨는 매주 거의 50∼60시간을 사무실에서 일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도달한 결론은 회사의 처분이나 합병이었다. 결국 지난 95년 10월 그는 여행사를 다른 사람에게 매각하고 말았다.
라벤더씨는 『어떤 여행업자든지 2백만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기 전까지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렵다』며 『이것은 마치 매일 밤 도둑질을 다니는 것과 같은 위기의 연속』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많은 매출액에 도달한다 해도 손에 들어오는 실수입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나듯이 미국 여행업계의 어려움은 우리와 매한가지이다. 그러나 해결책 역시 같다. 모든 응답자들이 조사 말미에서 밝히듯이 여행업자들간의 협력과 단결, 대형업체와 하청업체의 구조가 아닌 진정한 동반자 관계의 구축, 그리고 절대로 변하지 않는 여행업에 대한 애정이 계속 되는 한 여행업계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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