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섭
액세스프리페이드 이사
Jinseob_Kim@mastercard.com


얼마 전 한국소비자원의 명품 소비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명품 구매 경험이 있는 한국인의 경우 수입 명품을 평균 9개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2개의 명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명품 소비액 기준으로 한국은 전 세계 5위를 차지한다고 하니, 100만원을 호가하는 여성용 명품가방이 대중화 됐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 하다.

패션업계뿐만 아니라 여행업에서도 전세계적으로 명품 여행의 수요가 2010년 이후 다시 성장하고 있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고급 호텔의 수익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이유와 목적은 개인별로 다르지만, 여행의 경험과 소득의 증가에 따라 차별화된 명품 여행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국내 여행업계도 고품격, 올인클루시브, 럭셔리 여행 등 다양한 형태로 상위계층을 위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62년 창업한 아베크롬비 앤 컨트(Abercrombie & Kent)가 명품 여행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러한 세계적인 명품 여행사들은 여행상품 구성에서 새로운 목적지나 새로운 경험을 더해 기존 상품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K의 대표적인 상품인 남극 크루즈의 경우 유명한 생태학자가 동승하거나, 동남아 사원에 방문하는 경우 스님과의 대화 등을 통해 불교에 대한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들이 그러한 좋은 사례이다.

그럼 국내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명품 여행은 어떤가? 국내 대형여행사의 고품격 상품들을 살펴보면, ‘명품 여행’으로 명명된 고가의 여행 상품들이 아직까지 호텔과 식사를 특화한 여행으로 간주되는 것 같다. 이 부분에서, 상품의 기본적인 요소인 숙박과 식사의 차별화뿐만 아니라, 명품 여행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트렌드를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근 명품 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관광지에 대한 관심이다. 부탄과 같이 새롭게 외국관광객에게 개방된 목적지와 아직은 덜 개발된 콜롬비아, 러시아, 캄보디아 그리고 페루, 에콰도르 등의 남미 국가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유럽에서 인기 있던 리버 크루즈가 이제 아시아의 메콩강과 아마존 등에 등장하여 명품 여행 상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우주여행 등도 명품 여행의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상품이다.

또한, 명품 여행의 고객으로 젊은 30~40대가 증가하는 것도 큰 특징인데, 이러한 여행자들은 본인의 여행 욕구도 충족하고, 자녀의 다양한 경험을 위해 자녀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이러한 고객들은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의 IT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전통적인 유통채널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정보수집과 예약 등에 매우 능숙하다.

 호텔의 경우, 명품 여행을 위해 충성고객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거나, 유명 브랜드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발리의 불가리호텔, 두바이의 아르마니호텔 그리고 골드코스트의 베르사체호텔과 같은 새로운 브랜드의 호텔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명품 브랜드가 명품의 대중화를 위해 세컨드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처럼, 명품 여행사들도 명품여행의 대중화를 위해 새로운 상품라인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A&K는 올해부터 인도, 페루, 크로아티아, 남아프리카 등 전세계 17개 목적지의 대표 상품을 기존상품에 비해 30%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Connections’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좀 더 대중화된 명품 여행을 보급하고 있다.

필자는 명품이란 가격을 떠나 특별한 의미가 있고 간직하는 즐거움이 있으며, 누군가에게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가격이 비싼 여행이 아닌, 위에서 설명한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고, 다양한 숙박시설을 이용하여 일생의 특별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진정한 명품 여행을 출시하는 여행사와 브랜드가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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