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비 20~30% 상승, 호텔·차량 확보 어려움
마이너스피에 ‘지금 뛰어들면 손해’라는 인식도

랜드사의 고난이 이어졌다.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은 봉쇄정책으로 기약 없는 휴업을 이어가고 있고, 이미 개방한 지역들은 마이너스 투어피와 현지 인프라 정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상보다 모객이 저조한 상황에서 랜드사들은 영업재개를 고민하고 있다   /픽사베이
예상보다 모객이 저조한 상황에서 랜드사들은 영업재개를 고민하고 있다 /픽사베이

●인센티브 꿈틀, 패키지는 아직 어려워 

소규모 인센티브 투어가 먼저 움직였다. 랜드사들은 패키지는 아직 잠잠하지만 인센티브 문의와 예약은 조금씩 이뤄지는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북아는 일본은 문의는 오고 있지만 비자 때문에 주춤한 상황이며, 중국은 올해도 시작이 어렵고 빨라야 내년을 전망했다. 동남아는 국경 개방 이후에도 예상만큼 수요가 올라오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베트남 다낭으로 집중되는 모양새다.

일찍이 문을 연 장거리 지역도 패키지 회복은 더디다. 기존에도 유학이나 상용 목적이 많았던 미주 지역은 허니문 행사는 진행되고 있지만 레저 전문 여행사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은 코로나 이후 다구간 보다는 한 국가 상품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였다. 

랜드사들은 고객 맞춤형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 미주 랜드사 관계자는 “현재 출발하는 패키지팀이 많지 않다보니 최근 복직한 여행사 관계자들과 관계를 다지며 상품을 미리 구성하는 ‘시간을 투자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고객의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한 세대별·목적별 테마 상품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지상비는 올랐는데 ‘또’ 마이너스 전쟁

현지 비용은 지역·품목별로 상이하기는 하지만 코로나 이전에 비해 20~30%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가 오르면서 항공요금과 차량비용이 올랐고, 가이드풀도 약해졌다. 랜드사 관계자들은 “레저시장이 활성화되려면 항공가가 낮아져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상용·유학 등 특수 목적 수요와 달리 여행심리는 항공가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다. 가이드는 유럽은 현지 거주자를 중심으로 60% 이상이 복귀했고, 동남아의 경우 코로나 이전의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인프라 문제도 난관이다. 한 유럽 랜드사 관계자는 “유럽은 가장 빨리 국경을 개방한 지역임에도 현지 호텔에서 관광객 수요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FIT 예약 처리에만 급급하고 단체관광객을 관리할 인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유럽은 ‘예약 전쟁’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장거리 지역은 현재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 연착이나 결항이 많은데, 한국 입국 시 신속항원검사를 24시간 이내 받아야 하다 보니 항공편 변경에 따른 혼란과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동남아는 단체관광객이 이용 가능한 식당과 쇼핑센터 등이 코로나 이전처럼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않고 있어 상품 구성에도 어려움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랜드사들 사이에서는 ‘최대한 늦게 시작하는 게 낫다’라는 웃픈 얘기도 나온다. 지상비 상승, 고유가, 모객 저조라는 ‘삼중고’ 속에서 손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저가경쟁으로 다시금 돌입하고 있고, 이를 상쇄할 쇼핑센터와 선택관광 등 현지 인프라도 부족한데 절대적인 모객 인원도 적다. 한 동남아 랜드사 관계자는 “사실 올해 겨울까지는 패키지 안 받는 게 낫다는 입장”이라며 “시장 선점하기에 최적의 시기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박이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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