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마케팅 비용 전가에 노골적인 여행사
랜드사 경쟁력은 자본?…현지에서도 약해진 힘

신생 랜드사들이 여행사 대상 영업에 어려움을 느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 픽사베이 
신생 랜드사들이 여행사 대상 영업에 어려움을 느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 픽사베이 

신생 랜드사들이 높아진 영업 장벽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첫 거래 조건으로 홈쇼핑‧마케팅 비용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여행사도 있는 데다 해외 현지 업체들로부터 경쟁력 있는 요금을 받는 일도 더 어려워져서다. 이전보다 고단해진 B2B 영업에 B2C 전략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행업계는 코로나19로 이후 한동안 지역 전문 랜드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여행사나 항공사보다 자본력이 약했던 소규모 랜드사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유야무야 자취를 감췄는데, 영세한 랜드사들이 다시 영업을 재개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본력으로 코로나19를 버텨온 일부 랜드사들을 중심으로 상품 유통망이 빠르게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비교적 스타트를 늦게 끊은 기존 랜드사나 새로 영업을 시작하는 랜드사들이 여행사 영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 해외여행이 재개된 이후 또 상당 시간이 흐르며 여행사들은 이미 주요 굵직한 랜드사들과 거래를 하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A 랜드사 관계자는 “실적 상위 여행사들은 담당자를 만나기조차 어렵고, 겨우겨우 약속을 잡고 미팅을 가져도 이후 거래로 이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며 “기존 거래처와의 사이에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인다”라고 토로했다.

영세한 신생 랜드사들을 울리는 일은 또 있다. 여행사들이 진행하는 홈쇼핑이나 카카오톡 광고, 라이브 방송 상품 등에 쏟는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이다. B 랜드사 관계자는 “첫 미팅에서 홈쇼핑 한번 진행하면 팀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B2B 영업을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여행사가 랜드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홈쇼핑 지원 여부가 된 것 같아 황당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규모도 작고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인센티브 단체나 온라인 마케팅으로 B2C 영업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홈쇼핑은 한 번에 많은 인원을 모을 수는 있지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방송비를 부담하기에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소규모 랜드사로서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채널에서 발송하는 특가 상품, 기획전 등 광고 메시지도 랜드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일이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현지 랜드사들도 걱정이 크다. 자유여행 플랫폼‧OTA의 영향력이 커지며 투어나 입장권 등 단품에서 랜드사들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얻기 어려워졌고, 호텔들도 규모가 작은 신생 랜드사나 소규모 랜드사와는 거래를 줄이고 굵직한 랜드사들에게 집중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C 랜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랜드사들의 영업이 이 정도로 어렵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어떤 영업 전략을 펼쳐야할지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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