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한정 운영으로 희소성 강조
동반자‧취향‧목적 따라 가지각색

호캉스는 ‘호텔(Hotel)’에서 즐기는 ‘바캉스(Vacation)’라는 의미다. 호텔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즐기며 오롯이 휴식하는 형태로 2005년 처음으로 언급된 용어다. 2024년, 이제는 호캉스가 여행의 목적이 된 시대. 이에 발맞춰 호텔들은 다양한 테마를 더해 호캉스의 세계를 넓히고 있다. 무궁무진하게 증식하고 있는 별별 호캉스를 탐구해봤다. 일단 들어보고 구미가 당기는 테마의 호캉스가 있다면 검색부터 해보시라.

 

사진 왼쪽부터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스프링 인 블룸' 패키지, 감귤 주스팩과 파이가 포함된 메종 글래드 제주의 피크닉 세트, 프레이저 플레이스 호텔 '설! 프라이즈' 프로모션에서 제공하는 떡국 / 각사 제공 
사진 왼쪽부터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스프링 인 블룸' 패키지, 감귤 주스팩과 파이가 포함된 메종 글래드 제주의 피크닉 세트, 프레이저 플레이스 호텔 '설! 프라이즈' 프로모션에서 제공하는 떡국 / 각사 제공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듯…시즌 한정 호캉스

호텔들이 주기적으로, 종종 선보이는 테마는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호캉스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에는 ‘벚캉스(벚꽃+바캉스)’, ‘꽃캉스(꽃놀이+바캉스)’와 같이 꽃을 주제로 한 상품이 눈에 띈다. 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호텔이 경쟁력을 자랑한다. 활짝 핀 꽃이 보이는 객실의 몸값이 껑충 뛰는 시기는 바로 이때다. 꽃다발 만들기, 인증샷 이벤트, 시즌 한정 메뉴, 콘서트 등 이벤트도 다양하다. 피크닉 떠나기 좋은 봄, 가을에는 간단한 샌드위치나 디저트, 음료, 와인 등 피크닉 준비물을 챙겨주는 ‘픽캉스(피크닉+바캉스)’ 상품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뜨거운 여름에는 해변이나 수영장, 워터파크를 갖춘 호텔은 ‘수(水)캉스(물놀이+바캉스)’‘풀(Pool)캉스(수영장+바캉스)’로 물놀이를 강조하는 상품을 쏟아낸다. 여름 성수기가 지나고 가을로 넘어가는 찰나에는 ‘늦캉스(늦게 떠나는 호캉스)’라는 이름을 붙여 늦게 떠나는 여름휴가 콘셉트로 막바지 휴가시즌을 공략하기도 한다. 그밖에 ‘추석’과 ‘설’ 명절을 겨냥한 ‘추캉스’, ‘설캉스’도 시즌 한정으로 진행되는데 떡국이나 송편 등 명절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윷놀이, 복주머니 등 굿즈로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참고로 ‘추캉스’는 가을 추(秋)를 사용해 단풍놀이, 코스모스, 갈대 등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요소를 넣은 상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 왼쪽부터 해비치 호텔 제주 '본 오브 네이처(Born of Nature)' 패키지에 포함된 베지테리언 조식, 글래드 호텔의 '글래드 책방' 패키지, 객실과 라운드를 포함한 마우나오션리조트 골캉스 패키지 / 각사 제공
사진 왼쪽부터 해비치 호텔 제주 '본 오브 네이처(Born of Nature)' 패키지에 포함된 베지테리언 조식, 글래드 호텔의 '글래드 책방' 패키지, 객실과 라운드를 포함한 마우나오션리조트 골캉스 패키지 / 각사 제공

뭘 좋아할지 몰라, 일단 준비했어

호캉스에는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기도 한다. 일단 호캉스에 미식을 빼놓을 수 없다. 미식 테마를 결합한 호캉스는 ‘먹캉스(먹으며 즐기는 바캉스)’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곤 하는데 호텔 레스토랑의 시즌 한정, 스페셜 메뉴를 활용하거나 조식, 애프터눈 티, 와인, 디저트, 인룸 다이닝 등을 혜택으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수시로 쏟아지고 있으니 가장 접근하기 쉬운 형태의 호캉스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북(Book)캉스’가 있다. 북캉스는 독서와 호캉스를 결합한 형태인데 호텔에서 직접 큐레이팅한 책을 객실에 비치하고 함께 즐길 만한 차나 음료를 제공한다거나 다양한 책이 구비된 라운지 이용권을 포함하기도 하며 서점과 협업해 상품권, 이북(e-book)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 맞춰 호캉스 상품을 내놓거나 야외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등의 자체 이벤트를 더해 ‘시네캉스(시네마+바캉스)’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비슷한 식으로 해당 지역이나 호텔 내 전시나 축제가 열릴 경우 ‘문캉스(문화+바캉스)’, ‘아트캉스(아트+바캉스)’ 등으로도 적용하기도 한다.

그밖에 골프장을 갖추고 있다거나 부대시설로 스크린 골프가 설치된 호텔들은 ‘골캉스(골프+바캉스)’로 판매하기도 하며, 비교적 외진 곳에 위치해 오히려 별 구경하기 좋은 호텔들은 ‘별캉스(별구경+바캉스)’로 포장해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밖에 ‘시티뷰’, ‘오션뷰’, ‘마운틴뷰’, ‘벚꽃뷰’, ‘호수뷰’ 등 뛰어난 객실 전망을 가진 호텔을 찾는다면 ‘뷰(View)캉스’를 노리면 된다.

사진 왼쪽부터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고마워요 효캉스', 포코 성수에서 출시한 '개편한방' 패키지 / 각사 제공
사진 왼쪽부터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고마워요 효캉스', 포코 성수에서 출시한 '개편한방' 패키지 / 각사 제공

누구를 위한 호캉스인지 따져볼 것

동반자 유형에 따라 특별함을 더한 호캉스도 있다. 대표적으로 ‘키캉스(키즈, Kids+바캉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을 공략한 형태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테마로 꾸민 객실이나 굿즈, 부대시설, 체험 활동 등을 포함한 패키지인 경우가 많다. 호텔 주변의 인기 테마파크나 어트랙션과 협업해 입장권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비슷한 예로 부모님을 위한 효도 여행, ‘효캉스(효도+바캉스)’도 찾아볼 수 있다. 가족사진 촬영 혜택을 더하거나 뮤지컬, 건강식 식사, 간단한 헬스 케어 서비스, 스파‧사우나 등 부모님 취향을 고려한 패키지들로 5월 가정의 달이나 명절 시즌에 자주 보이는 상품이다. 요즘은 반려동물과 함께 자고, 먹고, 즐길 수 있는 반려동물 전용 호텔도 등장했지만 일부 객실에 한해서도 반려동물과 투숙 가능한 호텔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펫캉스(반려동물, Pet+바캉스)’, ‘멍캉스(멍멍이와 함께 바캉스)’ 등이 가능한 이유다.

호캉스 본연의 의미에 집중

호캉스는 외부 활동을 줄이고 오롯이 호텔에서 휴식하는 형태의 바캉스다. 지친 심신에 쉬는 시간을 주고 이를 통해 활력을 되찾고자 하는 호캉스 본연의 의미를 찾고 싶다면 웰니스를 주목할 것. 명상, 요가, 필라테스 등의 치유 프로그램이나 스파 등이 포함된 ‘웰캉스(웰니스, Wellness+바캉스)’, ‘휴캉스(휴식+바캉스)’ 등의 패키지를 선택할 일이다. 주중 낮 시간을 활용해 짧고 굵게 활용할 수 있는 ‘숏캉스(짧은 바캉스)’, 반나절로 즐기는 ‘반캉스’ 등 숙박하진 않지만 객실과 부대시설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호캉스 상품까지 세분화됐다. 참고로 최근에는 호텔은 아니지만 작은 시골 마을의 여유를 즐기는 형태의 바캉스로 ‘촌(村)캉스’도 유행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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