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3색 골프텔의 귀환…작지만 확실한 프리미엄 시장
‘우리끼리’ 라운드 인기…대회 참관 상품·파크 골프 주목
<여행신문>이 골프 전문 여행사들과 주요 패키지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동계시즌 해외골프시장의 전망을 살폈다. 올해 해외골프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 6가지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1. 저가 vs 프리미엄, 양극화 현상 심화
해외골프시장은 저가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불황으로 중고가 상품보다 저렴한 골프텔 상품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골프 전문 여행사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인기가 시들했던 동남아시아 무제한 골프나 3색 골프텔로 수요가 모이고 비교적 가깝고 저렴한 중국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그렇다고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이 무너진 것은 또 아니다.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는 소수지만 오히려 굳건한 편이다. 롯데관광의 경우 올해 초부터 프리미엄 상품으로 세계·아시아 100대 골프장 이용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평균 1,000만원에 달하는 장거리 상품들이 순항하며 프리미엄 골프여행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올 겨울 여행사들이 주요 고객층에 따라 프리미엄 골프 상품에 집중할지, 저가 골프텔 상품에 집중할지 기로에 놓여 있는 이유다.
2. 꼭 4명만 가능한가요?
골프는 기본적으로 4인 1조로 진행되는 스포츠다. 하지만 특히 해외골프여행에서는 동반자를 구할 수 없다거나 일면식 없는 사람들과 조인 플레이를 원하지 않는 등 다양한 이유로 4인을 구성하는 데 어려운 경우가 많다. 2인 라운드를 선호하는 부부 골퍼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골프 전문 여행사들은 최근 1인 플레이부터 2인, 3인, 5인까지 기준 인원 4명을 벗어난 라운드에 대한 문의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인 라운드 수요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데 이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2인 라운드가 가능한 곳을 위주로 목적지를 결정하는 모습이다. 때문에 요즘 동남아시아 대다수의 골프장들은 비수기의 경우 대체로 2인 예약이 가능하도록 유연한 정책을 펼치고, 골프 전문 여행사들은 2인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만 모아 기획전을 진행하는 등 2인 수요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한진관광에 따르면 2인 라운드가 가능한 대표 지역으로는 가고시마, 코타키나발루, 발리, 곤명, 사이판 등이 있다. 1인 라운드 문의도 증가세다. 나홀로 골퍼의 경우 골프에 진심인 편이라 조인 플레이에도 적극적이며 주로 무제한 골프텔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종잡을 수 없는 리드타임
이번 동계시즌 해외골프시장은 여행사마다 온도차가 상당하다. 11월 초 기준 해외골프여행의 예약률이 들쭉날쭉해서다. 여행이지, 자이언트골프, 모두투어 등 일부 여행사들은 올 겨울 극심한 한파가 예상된다는 전망에 따라 해외골프를 서둘러 준비하는 수요가 늘어 작년 동시점대비 지역별 예약률이 적게는 10% 이상, 많게는 40%까지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또 다른 여행사들의 경우 11월 초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데다 해외여행의 리드타임이 짧아지면서 겨울 해외골프 예약 시점 역시 전반적으로 작년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처럼 업체마다 고르지 않은 리드타임에 여행사들은 점점 수요 예측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참고로 골프 전문 여행사 투어링스가 올해 초(1월31일~2월7일) 멤버십 회원 4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출발일 기준 약 ‘한 달 전’ 골프여행을 예약한다고 응답(남자 48.2%, 여자 45.6%)한 비중이 가장 많았고, ‘세 달 전’을 선택(남자 23.6%, 여자 32.4%)한 비중이 뒤를 이었다.
4. 골프도 치고 자유로운 일정도 원해요
골프자유여행도 해외자유여행의 성장과 비례해 확실한 상승세다. 항공과 호텔, 라운드 등을 패키지로 만들어 판매하는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는 대신 일정 중 1~2회 티타임만 예약하는 골프자유여행이 대표적이다. 몽키트래블에 따르면 이와 같은 골프자유여행 수요는 전년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골프자유여행객들은 주로 시내와 가까운 골프장을 선택하거나 숙소를 시내로 잡고 근교 골프장을 이용하며 라운드 이외의 시간을 자유로운 관광으로 채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일정이 가능한 여행지로 태국, 일본, 괌, 사이판, 다낭과 나트랑 등이 특히 골프자유여행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5. 아마추어 골퍼들의 로망, 실현
세계적인 골프 대회의 현장을 직접 관람하고 라운드도 즐기는 참관 상품의 인기는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증가하고 있다. 메이저 골프 대회 참관 상품은 수 천 만원대에 달하는 만큼 비교적 최근 몇 년 사이 여행사들이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한 프리미엄 테마 상품에 속한다. 올해 참관 상품의 예약률을 살펴보면 그동안의 실험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스 골프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디오픈, PGA 등 참관 상품을 선보인 여행사들은 “시장 규모는 작지만 수요가 꾸준하고 예약 시점도 빨라 선모객이 유리하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때문에 메이저 골프 대회 참관 상품 운영에 경험치를 쌓은 여행사들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참관 상품의 경우 시간과 경제적 여력이 충분히 필요한 만큼 ‘일생에 한 번’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고자 하는 수요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재방문 수요를 이끌어내고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은 앞으로 여행사들이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6. 파크 골프?
아직은 생소하지만 잠재력은 상당
최근 몇몇 골프 전문 여행사들이 눈여겨보는 시장은 파크 골프다. 파크 골프는 공원에서 클럽을 이용해 공을 쳐 홀에 넣는 운동으로 일반 골프와 비슷하지만 거리도 짧고 클럽도 한 가지인데다 가벼워 장년층이 선호하는 스포츠로 꼽힌다. 골프 산업이 먼저 대중화된 일본에서 시작된 스포츠이기도 하다. 골프 전문 여행사들은 우리나라 골프 인구도 고령화되면서 수요가 파크 골프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에는 해외 파크 골프에 대한 문의가 적지만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유의미하게 바라보고 있다. 쿨세계여행 관계자는 “하루에 서너팀씩 파크 골프에 대해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데 앞으로 홍보만 잘 된다면 성장 잠재력이 높다”며 “올해 태국 파타야와 칸차나부리 지역에 신규 파크 골프장이 여럿 오픈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품도 등장했다. 최근 모두투어가 파타야에서 즐길 수 있는 파크 골프 상품을 출시했고 향후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제력이 있는 장년층 사이에서는 일종의 사교 모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점도 독특한 특징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