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Media’s International Media Marketplace
10월21~2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서 개최
참가자 총 300여명, 1:1 미팅 2,400건 달해
2024 여행 트렌드, 물질보단 ‘경험’에 초점
여행업계와 미디어를 연결하는 B2B 네트워킹 포털 트래브미디어(Travmedia)가 올해 또 한 번 아시아 태평양 여행시장을 대상으로 교류의 장을 펼쳤다. 10월21일부터 22일까지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IMM Asia 2024(TravMedia’s International Media Marketplace)’에서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이틀간 뜨거운 만남을 이어갔다. 그 현장을 다녀왔다. <편집자주>

여행의 시작점이 될 자리
전 세계 여행업계와 미디어가 한자리에 모였다. IMM Asia 2024(이하 IMM 2024)가 10월21일부터 22일까지 양일간 싱가포르 리조트 월드 센토사 에쿠아리우스 호텔(Resorts World Sentosa Equarius Hotel)에서 개최됐다.
올해 12주년을 맞이한 IMM은 여행업계와 편집자, 언론인, 방송인 등 여행 미디어를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킹 연례 이벤트다. 이번 행사에는 100개 이상의 인터내셔널 여행 브랜드에서 온 160명의 홍보 담당자와 14개국 140개 미디어가 참여했다. 여행 브랜드로는 싱가포르관광청, 호주관광청, 오스트리아관광청 등의 관광청들과 어코어, 카펠라, 인터컨티넨탈, IHG 등 글로벌 호텔 및 투어 업체들이 참가했다. 미디어는 BBC 트래블, 론리플래닛,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 트래블+레저 등 각국의 영향력 있는 여행 미디어들이 참여했다.
IMM은 10월21일 컨퍼런스와 22일 1:1 미팅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22일 현장에서 인당 24개의 사전 예정된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취재 아이디어와 최신 뉴스를 공유하고 협업을 논의했다. 행사 동안 진행된 미팅은 총 2,4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내년을 위한 수백 건의 특집 기사와 미디어 팸투어 등이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래브미디어 닉 웨이랜드(Nick Wayland) CEO는 “세계적인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2024년 한 해 동안 여행은 엄청난 회복세를 보였다”며 “IMM은 단순한 회의를 넘어 여행 이야기를 생생하게 주고받음으로써 소비자들의 여행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작점이 되는 자리”라고 밝혔다.

여행의 오늘과 내일을 읽다
행사 첫날 열린 트래브미디어 서밋(The Trav Media Summit)은 여행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 볼 수 있는 분명한 기회였다. 트래브미디어 서밋은 IMM 2024에 포함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관광 분야의 영향력 있는 리더들이 최신 여행 트렌드에 대해 강연 및 토론하는 컨퍼런스다. 이번 서밋에서는 총 17명의 연설자들이 ▲책임 있는 관광(Responsible Tourism) ▲현대 소셜 미디어 환경 ▲생성형 AI가 여행 산업과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 ▲2024 여행 트렌드 ▲여행 에디터들과의 만남 ▲글쓰기 마스터클래스 등의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아시아 여행객들 최애 여행지 1위?
그중 트립닷컴 싱가포르, 마스터카드, CA RMA,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담당자들이 참여해 공유한 2024년 최신 여행 트렌드 내용을 주목할 만하다. 먼저, 트립닷컴은 자체 플랫폼 내 올해 숙소 예약 현황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에 아시아 국가 여행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는 1위 일본, 2위 태국, 3위 한국, 4위 말레이시아, 5위 홍콩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여행자의 연령층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980년대생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로 여행 시장을 주도했다면, 올해 들어서는 1990년대생이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며 여행의 주 소비층으로 올라섰다. 트립닷컴 싱가포르 에드먼드 옹(Edmund Ong) 총괄이사는 “70년대와 80년대생들도 여전히 여행을 하고 있지만, 90년대생과 2000년대생만큼 많이 하진 않는다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전했다.
SNS, 여전히 ‘이 키워드’가 인기
소셜 미디어상에서 부티크 및 럭셔리 호텔에 대한 관심도가 여전히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CARMA가 최근 30일간 분석한 실시간 소셜 미디어 검색량 데이터에 따르면, 부티크 호텔이 3.1k(1k=1,000)로 언급량이 가장 많았고, 럭셔리 여행(2.1k), 블레저 여행(1.6k), 혼행(1.4k) 등이 그 뒤를 이었다. CARMA 디비카 제트말(Divika Jethmal) 마케팅 매니저는 “웰니스나 도시 관광 같은 키워드가 당연히 상위권에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리의 예상이 빗나갔다”며 “많은 여행객들이 연말 휴가를 앞두고 SNS상에서 버킷리스트에 올려놓을 만한 고급 호텔들을 찜해 놓는 경향이 강하게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사색에 빠지거나 산책을 즐기는 웰빙 여행 트렌드 중 하나인 ‘조용한 여행(Silent Travel)’도 1k로 높은 검색량을 기록했다.
아태지역 여행 수요, 올해 성적표는
아시아 태평양 여행 수요는 코로나 이후 빠르게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세계 평균 이하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마스터카드의 MEI(Master card Economics Institute) 글로벌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동월 대비 2024년 3월 국제 방문객 도착 수의 % 변화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는 –3% 수준인 반면, 동남아시아와 아시아 태평양은 각각 –11%, -18%에 그쳤다. 그럼에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여행이 올해 눈에 띄게 반등한 것은 사실이다. 트래브미디어 측은 “올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제 여행은 싱가포르, 일본, 태국과 같은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마스터카드는 전 세계 74개 여행 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로 ▲팬데믹 이전보다 여행 기간 평균 +1일 연장 ▲환율 변동에도 여행 수요 증가 ▲글로벌 크루즈 및 항공 산업에서 기록적인 지출 발생 ▲스포츠 이벤트 또는 콘서트 등이 여행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 증가 등에 대해 언급했다.
경험 지향적 여행이 뜬다
맞춤형 경험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됐다. 마스터카드는 소비자들이 여행할 때 물질적 상품보다 의미 있는 경험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표명했다. 마스터카드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경험에 지출하는 비용은 현재 관광 매출의 약 12%를 차지한다. 이는 올해 3월 기준으로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여행지에서 소매 쇼핑 지출 비용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각종 액티비티 및 나이트라이프 지출 비용은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경험 지향적 지출 트렌드는 MZ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2024 트렌드 리포트(Trend Report 2024)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해당 조사에서 설문자의 70%는 1년에 최소 2번의 여행을 떠나고, 90%는 1년 전보다 여행을 더 많이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호텔이 여행지의 매력을 반영하는 콘셉트를 지니고, 고객에게 보다 엄선된 경험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답한 응답자는 80%에 달했다. 90% 이상의 응답자는 여행지에서 새로운 미식 경험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여행의 모습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소비자는 호텔, 미식, 로컬 문화, 액티비티 등 전반에 걸쳐 점점 더 독특하고 몰입도 높은 경험을 추구한다”고 분석했다.

네버엔딩 네트워킹
IMM 2024는 끝없는 네트워킹의 연속이었다. 공식 미팅 시간 외에도 데이 투어, 칵테일 파티, 파인 다이닝 디너에 이르기까지, 이틀간 7시간 이상의 개방형 네트워킹 시간이 마련됐다. 덕분에 참가자들은 다양한 기회를 통해 친목을 도모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우선, 센토사 개발공사(SDC)에서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센토사섬에서 경험할 수 있는 6가지 액티비티를 엄선해 데이 투어를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올해 3월에 개장한 대규모 테마 정원인 센토사 센서리스케이프(Sentosa Sensoryscape)를 비롯해 실내 스카이다이빙, 스카이라인 루지, 스피드 보트 등 액티비티를 통해 센토사섬의 다채로운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올해 11월28일에 오픈을 앞두고 있는 더 스탠다드 싱가포르(The Standard Singapore)는 10개의 미디어만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호텔 모습을 선공개하는 ‘스니크 피크(SNEAK PEEK)’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홍보 담당자의 안내를 받아 객실은 물론 수영장, 레스토랑, 정원 등 부대시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IMM의 피날레는 칵테일 파티로 장식됐다. 38년 역사를 지닌 아마라 호텔(Amara Hotels & Resorts)에서 열린 파티는 각종 주류와 싱가포르 전통 음식, 타파스, 디저트 등으로 가득 채워졌다.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국적 불문 자유롭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었던 최적의 자리였다.
태국 소재의 한 호텔 홍보 담당자는 “올해로 IMM에 참여하는 건 세 번째인데, 매번 트래브미디어가 제공하는 수많은 네트워킹 기회에 놀란다”며 “1:1 미팅은 마치 스피드 데이트처럼 한 업체당 15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아 때론 너무 빠르고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지는데, 정해진 시간 외에도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던 점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주 출신의 한 프리랜서 여행작가도 “지난해보다 행사 규모가 훨씬 커졌고 취재 거리가 될 만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다수 오갔다”며 “올해엔 가족 여행지에 초점을 맞추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중인데, 취재 내용과 적합한 목적지 및 관련 정보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밝혔다.
한편, IMM은 내년에도 뉴욕(1월22~23일), 시드니(2월13~14일), 런던(2월17~18일), 베를린(3월3일), 파리(3월12일) 등 세계 각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싱가포르 글·사진=곽서희 기자 seohee@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