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특수지역 상품 중심으로 오프라인 설명회
생생한 정보에 실시간 질의응답‧할인 혜택 등 만족
패키지여행의 대표적인 특징은 적게는 15~20명, 많게는 40명까지 불특정다수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점이다. 여행사가 일정을 만들고 소비자는 이를 따른다. 일면식 없는 낯선 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그래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출발한다. 기대는 배로 불리고, 걱정은 날려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요즘 눈에 띄는 여행사들의 대면 전략을 살펴봤다.

여행 의향 충만한 소비자들과 대면
최근 하나투어는 3월31일을 시작으로 분기별 1회씩 해외 트레킹 설명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재개하는 오프라인 설명회로 트레킹 전문가들이 직접 인기 있는 해외 트레킹 여행지와 코스, 준비물 등을 소개하는 자리다. 선착순으로 70명을 모집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경우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오프라인 여행 세미나 ‘트래블이지쇼’를 진행했는데 고객과의 밀접한 소통, 높은 만족도 등을 유의미하게 평가했다. 게다가 지난 1월 진행한 북유럽 여행 세미나에 참가한 60명 중 절반 이상이 실제 예약으로 이어진 만큼 올해는 이와 같은 여행 설명회를 보다 정기적으로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오지투어, 비욘드코리아 등 크고 작은 여행사들도 중남미나 아프리카, 중동과 같은 정보를 찾기 어려운 특수지역 여행 상품이나 허니문, 트레킹, 크루즈 등 특정 목적, 테마가 있는 상품의 경우 종종 오프라인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온라인에도 무궁무진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여행사들은 왜 한정된 공간, 한정된 인원만 모일 수 있는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찾는 걸까.

설명회는 상품을 만든 기획자 또는 실제 여행을 함께 하게 될 인솔자 등 전문가가 무대에 서서 구체적인 일정과 여행지 특징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장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이나 가이드북, 소소한 기념품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홈쇼핑이나 라이브커머스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듣기 어려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다거나 실시간으로 직접 원하는 정보를 얻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과는 차이가 있다. 또 소비자들이 시간과 이동 등의 수고로움을 감수하더라도 참가하는 만큼 오프라인 설명회는 실제 여행에 대한 의향이 높은 소비자들이 모인 자리라고도 볼 수 있다. 단순히 경품 수령을 위해 상담을 신청하는 무의미한 소비자 층을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다는 얘기다. 여행이지 관계자는 “노쇼 방지 차원에서 참가비 1만원을 받고 진행했는데도 목표 인원 60명이 수월하게 모였고, 현장 예약까지 활발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며 “설명회에 참석한 소비자 대부분이 패키지여행의 주요 고객층인 중장년층이었던 만큼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어색한 건 못 참겠어요…자연스럽게 밍글링
여행 출발 전 사전 미팅으로 차별화를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여행사들은 패키지여행 출발 며칠 전 확정된 일정표와 최종 인원, 현지 날씨나 환전, 전압 등 기본적인 정보와 꼭 필요한 준비물 등을 소비자에게 안내하는데 주로 이메일이나 메신저, 전화 등을 이용한다. 그런데 요즘은 자유 일정이 섞인 세미 패키지여행이나 특정한 공통 관심사를 갖고 모인 테마 여행, 정보가 부족한 낯선 여행지를 방문하는 상품인 경우 함께 여행할 사람들과 모여 사전 미팅을 진행하는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하나투어가 밀고 있는 ‘밍글링 투어’를 예로 들 수 있다. 밍글링은 ‘섞이다, 어우러지다’라는 의미의 ‘밍글(Mingle)’에 ‘-ing’가 붙은 것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을 의미한다. ‘밍글링 투어’는 2030세대만을 위한 ‘어울림’ 중심의 패키지여행 상품으로 연령대가 2030세대로 제한적이고 특정 인플루언서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점 외에도 여행 전 함께 여행하게 될 사람들과 사전 미팅을 통해 1회 대면하고, 오픈 채팅방을 개설해 여행 전에도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모두투어도 인플루언서와 함께 떠나는 ‘컨셉투어’ 상품의 경우 사전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손흥민 선수 축구 경기 직관, NBA 직관 상품을 예약한 이들을 대상으로 사전 모임을 가졌는데, 특별한 이벤트와 체험 등이 일정에 포함된 만큼 이에 대한 자세한 안내 사항을 전하고 공통 관심사를 가진 소비자들 간에 친밀감을 더해 현지에서 보다 편안한 여행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내일투어의 경우 모든 상품에 대해 출발 확정시 사전 미팅을 진행하는 여행사로 꼽힌다.
출발 전 사전 미팅의 주된 목적은 질의응답을 통해 여행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자세한 정보를 얻는 데 있지만 함께 여행하게 될 동행자들을 살피고 출발 전부터 친밀감을 형성한다는 아이스 브레이킹 효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물론 여행사 입장에서 모든 상품에 대해 사전 미팅을 준비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하지만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는 크다. 모두투어는 “업무적인 부담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상품 특성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온라인을 통한 화상회의나 메신저를 활용하는 등 유연한 방법을 도입해 사전 미팅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