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무비자 효과…봄 성수기 앞두고 기대
풍경구뿐만 아니라 칭다오 등 대도시도 인기
타이항산‧장자지에 등으로 전세기 출격 대기
중국 정부의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시행 이후 중국패키지 여행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었다. 복잡한 절차로 여행의 허들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던 비자를 더 이상 발급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중국여행 수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도 긍정적인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2월말로 만료되는 무비자 조치의 연장 여부에도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위상 되찾아가는 중국여행
중국여행 수요는 순항 중이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한국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이후 중국 패키지여행 수요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중국여행이 인기다. 무비자 시행 이후인 작년 11~12월 두 달간 하나투어의 중국 관련 상품의 예약률은 전년동기대비 121% 증가했다. 모두투어는 11월부터 2월까지 중국 지역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상승했고, 트레킹 전문 혜초여행사 또한 전년보다 예약률이 30% 이상 높다고 전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 2019년 수준에는 미치는 못하고 있지만 올해 안으로 100% 회복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봄 시즌이 중국여행 성수기인 만큼 무비자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중국여행 시장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욕도 높다.
실망 섞인 시각도 있다. 무비자 조치 이후 중국 일부 지역으로 향하는 자유여행객이 대폭 늘기는 했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큰 성장세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다만, 겨울 시즌은 중국여행의 비수기라는 점, 국내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여행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실제로 상당수 여행사들은 올해 중국팀 목표를 2024년보다 높게 잡았다. 불안정한 정치 상황과 소원해진 한중 외교관계 등의 장벽이 해소된다면 충분히 목표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특징이다. 특히, 가족·친구와 함께, 혹은 혼자서도 충분히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칭다오와 다롄, 옌타이 등 단거리 노선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혜초여행사 관계자는 “비인기 지역까지 수요가 증가하는 등 중국 전역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행사들은 이런 인기에 힘입어 대도시 위주의 상품을 활발하게 기획·판매 중이다.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다채로운 여행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도 탄력을 받고 있다. 여행사들은 중국 패키지여행 주이용층인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 기획과 함께, MZ세대와 가족 단위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 개발에도 집중한다. 문화 체험, 자연 탐방, 소규모 그룹여행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 테마 상품과 에어텔 등의 라인업도 확대될 예정이다.
인센티브 여행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AI 딥시크,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등 중국 AI‧IT 업체가 주목 받으면서 관련 인센티브 여행 수요도 늘고 있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딥시크 본사가 있는 항저우, 비야디 본사가 있는 선전을 방문하려는 상용과 학단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반대의 시각도 있다. 중국 내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해외 공장을 인도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고 있고, 현지 물가 상승도 상용 여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상용여행사 관계자는 “예전과 같은 상황에서 무비자가 시행됐다면 중국 상용 수요가 급증했겠지만, 현재는 경기 침체와 제3국 공장 이전으로 성장이 더디다”라며 “2019년과 비교해 아직 50%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적극적 프로모션으로 시너지
여행업계는 마케팅과 프로모션 활동을 강화해 중국여행 수요를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자체 판매 플랫폼은 물론 홈쇼핑 방송을 적극 활용한다. 홈쇼핑을 통해 인기지역인 장자지에와 백두산 상품이 다수 쏟아질 전망이다. 다만, 여행사들은 방송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고, 최저가 경쟁과 낮은 전환률 등으로 홈쇼핑 판매의 효율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직판 비중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주요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확대가 예상된다. 여행사들은 여행 수요 증가에 대비해 항공좌석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다. 항공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좌석을 충분히 확보하고, 다양한 선택지로 여행의 편리성을 높여 수요를 회복한다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중국여행 특성상 신규 지역 여행에 대한 기피 현상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여러 홍보 활동이 병행된다면 일본처럼 소도시 방문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전세기도 출격한다. 일부 여행사들은 여름 시즌 타이항산(지난) 전세기 운항, 백두산 지역 하드블록 진행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노랑풍선은 7월부터 8월까지 에어서울을 이용해 주3회 장자지에 하드블록 상품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인의 중국 무비자 입국 기한은 올해 12월31일까지다. 연장 여부와 관련해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이 갑자기 발표된 것처럼 아직은 연장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라며 “현재의 입국 정책이 한중 관계에 따라 갑자기 번복될 수 있고, 특별한 사건이 없으면 중국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연장될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김다미 기자 dmtrip@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