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용 증가에 고환율 등으로 수익에도 타격
껑충 뛴 1인 평균 급여…바쁜 만큼 직원도 증가

상장 여행사‧항공사들이 2024년 사업보고서를 발표했다. 경기 불황에 자연재해, 티메프 사태, 여객기 사고에 불안정한 정국까지 연이은 악재 속에서도 여행 수요는 조용히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수익에는 아쉬움이 묻었다. 상장 여행사‧항공사들의 직원 수는 전반적으로 소폭 상승한 가운데 여행사와 항공사 간의 1인 평균 급여액 상승률에는 격차가 컸다.

 

●사상 최대 매출, 확 꺾인 영업이익률

지난해 국제선 네트워크 확대에 분주했던 항공사들의 노력은 매출에도 티가 났다. 연결재무제표기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까지 모든 국내 항공사들은 줄줄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고, 상장 저비용항공사들은 모두 매출액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역대 최대의 매출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대한항공만 유일하게 전년(1조7,901억원) 대비 약 17.9% 늘었고, 나머지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하락 곡선을 그렸다. 당기순이익에는 찬바람이 더욱 거셌다.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4,130억원, 659억원의 적자를 냈고, 2023년 1,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에어부산, 제주항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각각 24억원, 217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항공사들의 수익이 악화된 주요 원인으로는 정비비용과 유류비, 인건비 등 비용 및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환산 손실 등을 꼽을 수 있다.

상장 여행사들의 실적도 대부분 항공사들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눈에 띄게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꺾이며 씁쓸함을 남겼다. 여행사 중 전년대비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하나투어(991억원)와 레드캡투어(202억원), 적자의 상흔을 남긴 곳은 노랑풍선(-48억원)과 롯데관광개발(-1,16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레드캡투어, 롯데관광개발과 세중의 경우 각각 전체 매출에서 여행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1.2%, 17.8%, 25%로 적고 여행 이외 사업부문에서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항공권보다 여행알선으로 돈 버는 여행사들

주요 사업이 여행사업으로 이뤄지는 노랑풍선과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하나투어의 2024년 수입 현황을 살펴보면 기획여행 판매에 대한 여행알선 수익이 항공권 판매 수익보다 월등하게 많았다. 여행알선 수익은 하나투어가 3,195억원으로 가장 많았는데 전년(2,533억원) 대비 증가율도 26.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모두투어(1,380억원, +8.4%), 노랑풍선(662억원, +9.8%), 참좋은여행(518억원, +19.2%) 순을 나타냈다.

여행사들의 항공권 판매 수익은 여행알선 수익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성장세는 돋보였다. 항공권 판매 수익은 각사마다 판매 수수료와 볼륨 인센티브(VI)를 구분하거나 통합하는 등 집계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다만 각사가 공개한 ‘항공권 판매 (수수료) 수입(수익)’ 항목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증감률은 모두투어(+48.6%), 노랑풍선(+34.5%), 하나투어(+22.2%), 참좋은여행(+2.3%) 순을 나타냈다.

 

●바쁜 만큼 일손도 늘어…인건비도 상승

지난해 여행‧항공산업은 분주했던 만큼 직원수도 전년대비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업체마다 다소 차이는 있었다. 여행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노랑풍선,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하나투어의 직원수는 늘어난 반면 여행사업의 비중이 낮은 레드캡투어, 롯데관광개발, 세중의 경우 직원수는 소폭 감소했다. 항공사의 경우 FSC와 LCC에 따라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직원수는 다소 줄어든 반면 그밖에 LCC들의 직원수는 전년대비 약간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본격적으로 장거리 노선에 뛰어든 티웨이항공의 직원수가 3,102명(+26.6%)으로 전년대비 가장 크게 늘었다.

상장 여행사‧항공사 직원들의 연간 1인 평균 급여는 얼마나 증가했을까? 각사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항공사 직원들의 급여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급여액이 가장 높은 항공사는 대한항공으로 무려 1억1,300만원을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은 2023년 7,506만원에서 9,070만원으로 가장 크게 올랐다. LCC 직원들의 급여액도 2023년과 비교하면 앞자리수가 바뀔 만큼 높은 인상률을 나타냈다. 항공사들의 수익률에 인건비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반면 여행사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는 업체마다 차이가 컸다. 하나투어 평균 급여액이 2023년 4,500만원에서 2024년 5,700만원으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롯데관광개발, 노랑풍선, 레드캡투어, 세중 순을 나타냈다. 참좋은여행의 상승률은 0%, 모두투어의 경우 2023년 6,100만원에서 2024년 5,300만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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