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에는 상춘객으로 전국각지가 붐빈다. 경북에는 경주 보문정, 안동 낙동강변, 김천 연화지 등 다양한 벚꽃명소가 있고, 제주도와 전라도도 봄꽃 명소들이 즐비하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진달래가 만개하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곤 한다.
봄은 국내여행 수요를 높이기 좋은 계절이다. 국내여행사들의 매출도 상승하는 시기로 봄꽃축제상품 수요도 높다. 3월 말 경북에 산불이 크게 났다. 매우 안타까웠지만, 금방 진화되리라 생각했다. 너무 안일했다. 산불이 어디로 번졌다, 쓰레기를 소각하다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이 재발화했다라는 우울한 소식을 들으며 보통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됐다.
화마가 휩쓸고 간 상처는 컸다. 인명 피해도 컸고, 천년고찰 고운사는 전소됐다. 안동시는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쳐야만 했다. 연일 우울한 소식만 이어지며, 꽃 축제나 봄여행을 즐길 마음은커녕 저 막대한 피해를 어떻게 복구할 수 있을지 걱정만 들었다. 산불이 모두 진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에게 ‘외국인들은 경북 지역 여행을 꺼리고 있다’라는 소식을 들었다. 산불로 경북 지역 공기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봄이 성수기인 국내여행은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수도권에서도 애도 차원에서 봄 축제가 취소되거나 축소돼 열렸고, 산불 지역의 국내여행 수요도 감소했다. 특히 산불이 크게 났던 안동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줄었다.
경북의 여러 지역들은 인센티브 제도나 할인 제도 등을 통해 지역관광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광객 감소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경북 지역은 산불 피해와 함께 지역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국내여행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산불로 인한 심리적 영향이 있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니 올해 봄 여행은 경북으로 떠나는 게 좋겠다. 작년 봄 안동에서 찜닭을 맛있게 먹고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이번 봄에는 지난해에 가지 못했던 만휴정을 들러봐야겠다. 이번 산불에서 무사해 너무 고마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