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dez-vous Canada 2025, RVC 2025
1,200명 참가, 사전 예약 미팅만 약 5만건
“아시아에서 한국이 지출 회복 속도 1위”
신규 브랜드 통해 의미 있는 경험에 방점
캐나다 위니펙 글·사진=곽서희 기자 seohee@traveltimes.co.kr
캐나다 최대 관광 박람회가 돌아왔다. 제49회 ‘랑데부 캐나다 2025(Rendez-vous Canada 2025, RVC 2025)’가 5월27일부터 31일까지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RBC컨벤션센터위니펙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닷새 동안 캐나다관광청은‘진짜 캐나다다운 여행’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 뜨거웠던 현장의 열기를 취재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RVC
“웰컴 투 캐나다!” RVC가 돌아왔다. 연중 최대 규모의 캐나다 관광 비즈니스 행사답게 RVC 2025는 열기부터 남달랐다. 이번 행사에는 총 1,200명(바이어 405명, 셀러 858명, 미디어 관계자 23명 등) 이상이 참석해 4만8,000건에 달하는 사전 예약 미팅을 활발히 소화했다.
올해 RVC는 다방면에서 새로워진 모습을 보였다. ‘셀러 착석 쇼핑 세션(Seller-Seated Shopping Session)’의 도입이 대표적이다. 하루 일정의 마지막 사전 미팅 후, 바이어들은 자유롭게 RVC 마켓 플레이스를 돌며 사전 미팅 기회를 놓친 셀러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미팅을 가졌던 셀러와의 관계를 더욱 심화할 수 있는 기회로도 활용됐다.
점심 식사 시간에는 QR 코드를 스캔해 참가자들이 즉석에서 셀카를 촬영하면, 캐나다의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한 AI 캐릭터 이미지로 변환되어 현장 스크린에 띄워지는 참여형 콘텐츠가 진행돼 큰 흥미를 끌었다. 즐거움과 기술을 결합한 인터랙티브 요소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참가자들과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려는 시도로도 주목받았다.

미디어 취재 환경도 한층 진화됐다. 별도의 컨퍼런스룸에서 따로 진행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행사장 내 실제 비즈니스 미팅이 이루어지는 공간 한편에 ‘미디어 존(Media Zone)'을 마련해 미디어 관계자들의 접근성과 현장감을 한층 높였다. 관광 파트너들의 프레젠테이션은 라운드테이블 방식으로 진행돼 보다 열린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고 실질적인 정보 교류가 가능했다.
RVC에 처음 참여한 덴마크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실질적인 상품 개발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미팅이 많았다”며 “자국 내에서만 비즈니스를 했다면 결코 연결될 수 없었을 셀러들과 만날 수 있어, 다음 행사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내년 RVC 2026는 RVC 개최 50주년을 기념해 온타리오주의 토론토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캐나다 수출 산업 2위에 오른 ‘관광’
2024년, 캐나다 관광 산업은 눈부신 한 해를 보냈다. 캐나다관광청의 ‘2025 여행 및 관광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 부문은 연간 총 1,300억 캐나다달러(한화 약 130조원)에 달하는 방문객 지출을 창출했으며, 전체 국가 경제에 미친 총 영향은 2,630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제 관광객이 가져다 준 수익이다. 312억 달러의 외화 수입은 관광을 캐나다의 2위 서비스 수출 산업으로 끌어올렸으며, 동시에 연방·주·지방정부에 총 310억 달러의 세수 환원 효과를 안겨주며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의 중요한 재정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
캐나다 관광 산업은 단순한 산업을 넘어 전국 지역사회에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엔진이기도 하다. 26만5,000여 개의 관광 관련 기업들이 5,000개 이상의 지역사회에 뿌리내려 지역경제를 지탱하고 있으며, 전국 고용의 약 10%가 관광 산업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과는 향후 더욱 주목할 만한 성장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2025년 관광 산업 성장률은 연 5.4%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2030년까지 직접 수익은 1,6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동시에 보고서는 미국, 호주, 영국 등 주요 경쟁국들이 캐나다보다 훨씬 많은 관광 마케팅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경고하기도 했다.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 캐나다가 우위를 점하려면 보다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캐나다 여행, 지갑 여는 한국인들
캐나다 관광 시장의 최신 동향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인사이드 트랙(Inside Track)’ 현장에서는 주요 9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심층 분석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한국은 캐나다관광청이 주목하는 아시아 시장 중 지출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꼽혔다.
캐나다관광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환율 변동성과 원화 약세로 한국인의 구매력이 다소 위축된 상황에서도, 올해 한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출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약 87%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비 회복세는 2026년이면 완전히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에는 약 20만5,000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캐나다를 찾을 것으로 예측되며, 이들이 지출할 금액은 총 4억7,800만 캐나다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1인당 평균 약 2,330달러(한화 약 320만원)에 해당한다. 다만, 방문자 수 자체는 아직 완전한 회복세에 이르지는 못해, 올해는 2019년 대비 약 6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방문자 수는 오는 2030년까지 점진적인 회복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캐나다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 사이에서는 두 가지 뚜렷한 성향이 여행 수요를 이끄는 주요 동력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는 미식, 문화, 웰니스 등에 관심이 높은 고급 여행 선호층인 ▲세련된 세계 여행가(Refined Globetrotters)고, 두 번째는 모험과 탐험 중심의 자연 기반 여행을 선호하는 ▲야외 탐험가(Outdoor Explorers) 유형이다. 향후 2년 내 한국인 관광객이 방문을 희망하는 캐나다 지역은 ▲온타리오주(56%), ▲퀘벡주(55%), ▲브리티시컬럼비아주(48%) 순으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또, 전체 한국인 여행객의 71%가 캐나다 여행 준비 시 여행사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권 예약부터 숙소 검색 및 예약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여행사의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더 캐나다다운 여행을 위해
현장에서는 캐나다관광청의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캐나다, 내추럴리(Canada, naturally)’도 공개됐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브랜드 리뉴얼을 넘어, 캐나다가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 지향하는 정체성과 전략을 명확히 드러낸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특히, 2030년까지 연간 관광 수입 1,600억 캐나다달러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한 전략적 이정표로도 주목받았다.
새 브랜드는 캐나다 고유의 ‘개방성’을 핵심 메시지로 삼는다. 열린 사고방식, 따뜻한 사람들, 광활한 자연 등 캐나다를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소들을 통해 ‘더 캐나다다운’ 모습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에 따라 캠페인 영상도 최근 흔히 사용되는 AI 생성 콘텐츠나 자극적인 편집 대신, 35mm 필름으로 담은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장면들로 구성해 진정성을 강조했다.
캐나다관광청은 항공 접근성 향상과 글로벌 여행지 순위 상승 등 외형적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깊이 있는 ‘진짜 캐나다’를 보여줄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관광청 글로리아 로리(Gloria Loree) CMO는 “지나치게 꾸며진 이미지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이번 신규 브랜드는 진정성과 의미 있는 연결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열려 있는 초대장이자, 세상이 필요로 하는 해독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