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요셉 기자
                                                                                        송요셉 기자

최근 여행사 사칭 팀미션 사기의 실체를 조명했다. 기사 노출 이후 피해자와 명의를 도용당한 피해 여행사들로부터 우레 같은 연락을 받았다. 독자들에게 사기 수법을 알리고 경각심을 준 것 같아 기쁜 것도 잠시, 예방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기 집단은 더욱 활발해졌다. 기사에서 사기 집단의 주요 무대인 오픈 채팅방 4곳의 정보를 공개했다. 기사 노출 이후 채팅방이 폐쇄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몇몇 채팅방은 이름과 사진을 교체하고 새로운 채팅방으로 피해자 이동을 유도했다. 피해자를 유인하는 SNS 광고도 늘어 채팅방에 들어오는 피해자 수도 증가했다. 한 피해자가 본지 기사를 사기 채팅방에 공유한 적이 있는데, 사기꾼 관리자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라며 법적 처벌까지 운운했다. 역겨움과 짜증이 밀려들었다.

버젓이 사기를 이어가는 한편 뒤에서는 이른바 ‘본진 옮기기’ 작업에도 들어섰다. 제보에 따르면, 새로운 이름과 디자인의 도용 홈페이지가 속속 생겼는데, 기사에서 지적했던 허술한 부분이 그대로인 점을 보면 동일 조직의 수법으로 보인다. 한 발 더 나아가, 여행사인 척 소비자에게 무료 바우처를 제공해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여행사에 금전적 피해를 야기할 있는 짓까지 벌였다. 여행사에 손해를 입힐 수단도, 도용 피해 여행사들도 지속 늘고 있는 셈이다.

도용 피해 여행사들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피싱 웹사이트 접속을 제한하기 위해 경찰청 사이버범죄신고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불법사이트신고 채널을 이용할 수 있지만, 해외서버의 경우 1주일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각 포털마다 일일이 노출 삭제 요청을 하고, 자사 채널에 주의를 알리는 게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니 답답할 따름이다. 법적 조치도 충분히 가능하나, 형사 고소를 진행한 한 여행사는 관할 경찰의 응대가 형식적이어서 아쉬웠다는 평가를 전했다. 사기 웹사이트 개설은 용이한데 제재까지의 과정은 어렵고 길다 보니 알고도 당하는 게 현주소다. 피해 기업과 피해자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일단 사기 수법과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알려 사회적 예방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게 지금 단계에서는 매우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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