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요즘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그는 슈퍼맨인가? 선거 전 유세 일정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취임 첫날부터 비상경제대응TF를 가동하고 이튿날 대통령이 주재한 첫 국무회의에서는 김밥 한 줄과 함께 장시간 회의를 이어가더니 취임 12일 만에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 떠나는 등 극한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것 같아서다. 장기간 대통령 공석으로 막혀 있던 국정수행에 최우선으로 속도를 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모습이 어쩐지 든든하긴 한데, 2030년까지 한국 근로자들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을 OECD 평균(1,742시간) 이하로 단축하겠다는 공약과 현실의 거리감은 상당했다. 

여행 기자의 여러모로 걱정스러운 마음은 여행산업 종사자들의 푸념에서 시작됐다. 여행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어수선한 대내외 정세에 여객기 사고,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 등이 이어지며 순탄치 못한 상반기를 보냈다. 게다가 7~8월 여름 성수기 예약률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평년 수준을 하회하면서 여행업계의 근심은 깊어졌다. 대통령 선거로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물론 선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과 그의 가족 등 당분간 여행을 계획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이들을 고려하면 여행 수요가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평소의 여행업계라면 5월 말부터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 프로모션에 돌입하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홈쇼핑이나 프로모션, 이벤트 등 대대적인 세일즈‧마케팅 활동 대부분을 선거 이후로 미루는 기업들이 많았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 이후로 희망 회로를 돌리던 여행업계에는 요즘 실망감이 감돌고 있다. 선거 이후로도 여행 수요가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는 수준으로 늘지 않아서다. 물론 그동안의 수요 부진이 선거 때문만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 누구도 선거가 끝났다고 ‘준비, 땅!’ 하고 여행 수요가 봇물 터질 거라고 장담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누구든 기대 이하의 성적에는 풀이 죽을 수밖에 없는 법. 그런 의미에서 나는 대통령의 여름휴가를 바란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독려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방문하듯, 일과 휴식의 균형을 앞장 서 강조하는 대통령의 일상을 보고 싶다. 그로 인한 공적 효과가 여행 수요 진작으로도 이어질 수 있길…. 사실은 휴식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 하루 빨리 주4.5일제가 도입되길 바라는 근로자로서의 마음이 더 큰 건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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