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신문 기자 3인의 시시콜콜한 비하인드 취재 일상


취재원 누구라도 ‘밀당’은 필요해
-당장 ‘벙개’를 쳐도 괜찮은 취재원?
송_ 다양한 곳에 가깝게 지내는 취재원들이 포진해 있다고 우선 일방적으로(?) 생각한다. 가까워진 계기는 학연과 지연 그리고 흡연이다. 관광을 전공해 업계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많고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취재원도 많다. 무엇보다 서로 말문을 트는 데 결정적 도움을 주는 것은 흡연이다.(웃음)
김_ 같은 지역에 사는 취재원이 있다. 같이 운동하다 서로 직업을 알게 됐는데, 지금은 친구인 동시에 취재원이 됐다. 운동을 그만 둔 뒤로 얼굴을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언제든지 만나 사는 이야기이며 업계 이야기이며 시시콜콜하게 떠들 수 있다.
손_ 몇몇 얼굴이 스쳐 지나가는데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사실 나는 벙개를 좋아하지 않는 내향형(I)이자 계획형(J)이다.
-엄마보다 더 자주 연락하는 듯?
송_ 부산의 한 여행사 대표님. 언제나 취재에 호의적으로 대해줘 자꾸 찾게 된다. 개인 취향도 더해졌는데, 정감 가는 사투리와 일단 무슨 말이든 내지르고 보는 성격 덕분에 좋은 취재 거리를 많이 찾을 수 있어서다.
김_ 여행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들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여행사 위주로 연락한다.
손_ 아무래도 협업하는 일이 많은 출입처이지 싶다. 올해 상반기에는 부킹닷컴·에미레이트항공·호주관광청·브랜드USA 등의 PR을 맡고 있는 에델만코리아을 비롯해 구글, 트립닷컴 담당자들과 연락할 일이 많았다.
-취재원이라도 이러면 좀 불편한데.
손_ 자꾸만 주변의 또 다른 취재원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취재원. 한 두 번은 응원하는 마음으로 돕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 이용당하고 있는 것 같은데? 생각이 들 정도로 과도하게 연락처를 물어보는 취재원도 있었다. 나는 114가 아닌데(ㅠㅠ).
송_ 다행히(?) 아직까지 대면하기 싫은 취재원은 없다. 다만, 출장 중 습관성 지각으로 전체 일정에 차질을 일으키는 이들은 가급적 멀리하고 싶다.
김_ 글쎄, 떠오르지 않는다. 나 꽤나 맞춤형 인간인가?
-오래 같이 일하고 싶은 유형은?
손_ 취재 문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는 취재원. 이와 같은 유형의 취재원들은 대체로 회신도 빠르고 답변도 기사의 취지에 맞게 충실한 편이다.
김_ 비슷하다. 빠른 답변과 질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을 전달해줄 때. 더불어 취재 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취재 자료 등을 전달해줄 때, 정말 고맙다.
송_ (유익한) 말 많고 정 많은 취재원. 말 많은 취재원들은 많이 만나본 것 같은데, 정까지 많은 취재원은 아직 못 만나본 것 같다.
-기사 컴플레인, 이런 적도 있었다!
김_ 단순한 보도자료여서 골자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수정해 기사로 올렸는데, 여러 단어를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일부는 반영해 수정해 주기는 했는데, 무례했다고 생각한다.
손_ 고소도 당해보고, 전화로 다짜고짜 고함을 친 사람도 있었지만 최악은 컴플레인을 위에서 내리 꽂는 경우다. 해당 기사에 대한 1차 책임자인 기자는 거르고 윗선에서 해결하려는 경우는 정말 별로다. 이후로 해당 출입처 소식은 정말 중요한 뉴스가 아닌 이상 다루지 않는다.
송_ 스포츠 투어리즘과 관련된 기사가 나간 후 메일 한 통을 받았다. A4용지 5장을 여백 없이 가득 채울 만큼 장문의 글이었는데, 기사가 자극적으로 작성됐다는 내용이었다. 꼼꼼히 살핀 결과 단순 시선의 차이로 생각돼 맞대응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을 기르는 계기로 받아들였다.

취재 to 기사 : 매력적인 또는 매력없는 보도자료
-기자에게 매력적인 보도자료는?
손_ 눈길을 사로잡는 제목. 시의성이 돋보이는 기획 자료나 신규 상품, 신규 사업, 신규 채용 등 아무래도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새로운 것들(News)이 매력적이지 않나?
송_ 명확한 숫자를 공개한 데이터 기반의 보도자료. 단순히 뭐가 늘었다는 말보다는 수치화했을 때 이해도가 더 높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깊게 볼 수도 있어서다.
김_ 동감한다. 황금연휴 등 특정 기간 인기 여행지를 알려주는 보도자료들도 매력적이다.
-매력이 떨어지는 보도자료는?
김_ 프로모션 보도자료인데 그 프로모션이 너무 소소할 때. 이런 것까지 보도자료로 내야할 정도로 그 업체는 별 게 없는 건가 싶다.
손_ 영어 원문을 그대로 직역했다거나 한국 시장과는 동 떨어진 내용의 자료. 아무리 챙겨주고 싶어도 손을 댈 수가 없다.
송_ 우리 회사 최고예요! 자랑 가득한 보도자료. 너무 과하게 포장하면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 자랑거리가 있으면 담백하게 전해주는 게 좋은 것 같다. 가만둔다고 옥이 빛을 잃을까….
-최근 반응이 뜨거웠던 기사는?
김_ 소수언어권 가이드 관련 기사. 늘 뜨거운 감자인만큼 기사가 나간 후 이런저런 연락도 많이 받았다.
손_ 여행업계 5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를 다룬 기사. 조회수는 물론 주변 지인들의 반응도 두드러진 기사였다. 사람들은 누가, 얼마나 버는지 많이 궁금해 하는 것 같다.
송_ 팀미션 여행 사기 기사. 여행사와 개인 등 피해자들로부터 여러 반응이 왔다. 그만큼 피해자가 많았다는 증거여서 착잡했다.
-꼭 가보고 싶은 해외 출장? 여행지?
송_ 러시아. 코로나19 이전 러시아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뒤로 6년 동안 못 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손_ 위스키와 골프를 테마로 한 영국 여행. 브리티시 오픈이 열리는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잔디도 밟아보고 싶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에세이를 따라 스코틀랜드에서 취해보고 싶다.
김_ 자연을 원 없이 볼 수 있거나 아직 덜 알려진 여행지. 키르기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중국 내몽고가 떠오른다.
-매일 써야하는 기사, 아이템 선정 비법
손_ 밤사이 무슨 일 없었나? 찾아보는 것부터. 심층적으로 더 취재할 만한 보도자료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취재원들을 많이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현장감이 살아 있는 아이디어를 얻게 되는 것 같다.
송_ 비법은 없다. 각종 제보와 데이터, 보도자료, 소식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꼼꼼하게 살피는 수밖에 없다.
김_ 취재원의 말이나 보도자료 등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있으면 거기에서 기사화 가능성을 살피고 기사로 발전시키기 위한 추가 확인과 취재를 한다. 그러고 보면 취재원과 보도자료는 참 소중하다.
정리=손고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