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검색 환경…여행 마케팅 전략도 수정
아직 미미한 성과에 리소스 부담, 보수적 접근

검색 엔진 시장에서 생성형 AI가 존재감을 넓히면서 소비자들이 정보를 찾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예컨대 ‘부산 해운대구 맛집’과 같은 키워드 중심의 검색에서 ‘부산 해운대구로 여행을 계획 중이야. 뷰가 좋은 맛집 추천해줘. 선호하는 메뉴는 파스타·피자 등 양식이나 초밥과 같은 일식이고, 예산은 2인 기준 20만원 정도야.’처럼 구체적인 상황과 요구가 담긴 질문 중심의 검색에 익숙해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이 AI 답변에 노출되기 위한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을 크게 부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여행업계에서도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마케팅 채널로서의 AI 

그렇다면 요즘 검색 엔진으로서 AI는 얼마나 중요한 걸까? 미국의 검색 엔진 최적화(SEO) 전문 분석 기업인 원리틀웹(OneLittleWeb)이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1년 단위로 검색 엔진의 트래픽을 분석 한 결과 최근 상위 10개 생성형 AI* 사용량은 전년대비 80.9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결과가 기존의 상위 10개 검색 엔진*의 트래픽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 검색 엔진 트래픽 감소율은 1% 미만으로, 여전히 AI보다 34배 더 많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AI를 이용한 검색량은 전체의 약 3%에 불과했던 만큼 아직은 AI가 기존의 검색 엔진 시장을 대체하기 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AI 검색량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Z세대와 같은 젊은층의 높은 이용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같은 현황을 살펴보면 검색 및 마케팅 채널로서의 AI는 아직 초입 단계에 있다. 하지만 여행업계도 장기적으로는 AI 기반 검색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실제로 AI는 여행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검색 도구로 점차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커머스 미디어 기업 크리테오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1만4,000명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41%는 ‘관광 및 액티비티 추천’을, 또 다른 41%는 ‘여행지 추천’을, 40%는 숙소 추천을 받고 싶을 때 AI가 유용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전 세계 여행자들은 여행지를 추천받거나 여행지에서 액티비티를 결정할 때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는 한편 앞으로 사용량이 확대될 가능성은 더 크다. 

*상위 10개 AI : 챗(Chat)GPT, 딥시크(DeepSeek), 제미나이(Gemini), 퍼플렉시티(Perplexity), 클로드(Claude),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Microsoft Copilot), 블랙박스(Blackbox) AI, 그록(Grok), 모니카(Monica), 메타(Meta) AI 

*상위 10개 검색 엔진 : 구글(Google), 빙(Bing), 얀덱스(Yandex), 야후(Yahoo), 덕덕고(DuckDuckGo), 네이버(Naver), 바이두(Baidu), 에코시아(Ecosia), 브레이브 서치(Brave Search), 아메리카온라인(AOL) 

 

AI가 좋아하는 콘텐츠는 따로 있다?

그렇다면 AI에 최적화된 콘텐츠란 무엇일까. 기존 검색 엔진에서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AI 검색의 경우 신뢰 기반의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 구체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AI 챗봇 시장에서 점유율 86%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챗GPT에게 직접적으로 질문했다. “AI에 최적화된 콘텐츠란?” 답변에는 ▲단순한 키워드 나열이 아니라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룬 콘텐츠 ▲리스트, 표, 단계별 설명 같은 구조적 데이터를 포함한 콘텐츠 ▲질문의 의도에 맞는 체계적인 답변을 포함한 콘텐츠 ▲자연스럽고 논리적인 문장, 전문용어와 쉬운 용어의 균형 있는 콘텐츠 ▲출처가 명시된 콘텐츠(공신력 있는 통계, 보고서, 논문 링크) 등이 포함돼 있었다. 또 AI가 요약하거나 인용하기 쉬운 문장, 질문-답변 형식의 콘텐츠, 최신 정보가 반영된 콘텐츠가 유리하다는 점,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표, 동영상, 코드 스니펫 등도 함께 이해하고 랭킹에 반영하기 때문에 이미지, 다이어그램, 인포그래픽을 포함하면 좋다는 점을 팁으로 안내했다. 반대로 불필요한 키워드 반복은 오히려 페널티로 작용하며, AI 검색은 텍스트 위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미지 안의 텍스트만으로는 콘텐츠 추천에 불리하다고도 조언했다. 

 

아직 모르겠는데…
성과 부재에 보수적 접근

하지만 아직까지 여행업계는 AI를 마케팅 채널로서 적극적으로 대비하기에는 현실적 한계에 고민이 큰 모습이다. AI가 어떤 기준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인용하는지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어떤 메타데이터 구조가 검색 노출에 효과적인지 성과에 대한 지표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AI 검색 결과에 노출되더라도 실제 얼마나 예약 전환으로 이어지는지 측정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특히 AI 검색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에는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상당한 리소스가 필요한데, 아직 검색 엔진 시장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AI 검색에 노출된다고 해서 확실한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당장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I 검색에 자사의 상품이 노출되더라도 소비자들은 AI에 반영되지 않은 더 많은 정보를 찾기 위해 결국 전통적인 검색 엔진을 함께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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