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자 급증하면서 여행에서도 활용 범위 커져
여행 준비부터 현지 체험까지, AI 역할 ‘무궁무진’

인공지능(AI)의 시대다. 여행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AI는 누구에게나 개인 비서처럼 작동하며, 소비자들의 여행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AI의 활용 범위는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여행자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방대한 AI의 가능성만큼이나 다채로운 활용 사례를 통해 그 흐름을 짚어봤다.

전 세계 여행객의 41%가 AI를 활용한 여행 계획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전 세계 여행객의 41%가 AI를 활용한 여행 계획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AI 쓰지 않는 여행객도 있나요?

AI 서비스인 챗GPT의 사용자는 2024년 말 약 3억명에서 2025년 6월 기준 8억명으로, 반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다. AI 사용자 수가 급증하면서 여행에서도 AI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발표된 호텔스닷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AI 기술을 여행 계획에 활용한 글로벌 여행객 비율은 6%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남짓 뒤 발표된 부킹닷컴의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여행객의 41%가 AI를 활용한 여행 계획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들의 AI 활용도는 이보다 더 적극적이다. 글로벌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에 따르면, 여행 계획에 AI를 활용한다고 답한 국내 응답자는 2023년 3분기 15%에서 2025년 1분기 45%로 급증했다. 이는 동일 시점 글로벌 평균인 32%보다 13%p 높은 수치다. 본지가 최근 창간 33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 64.5%가 AI를 여행 계획에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주요 활용 목적은 ▲일정 및 동선 계획 ▲여행지 정보 탐색 ▲추천 목적지 검색 ▲맛집·숙소 추천 등으로 나타났다.

여행검색 생성형 AI를 여행지 상황에 적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송요셉 기자
여행검색 생성형 AI를 여행지 상황에 적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송요셉 기자

AI로 준비하니 효율성·편의성 ↑

AI는 여행 계획 및 예약 과정에서 효율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스카이스캐너, 스테이피아, 호텔스컴바인 등 주요 플랫폼은 AI 기반의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항공권·숙박 추천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여행사와 항공사 등도 AI 챗봇을 통해 예약, 변경, 문의 응대 등의 고객 서비스를 자동화하고 있다. 유엔관광청(UN Tourism)은 오는 2026년까지 관광산업의 고객 응대 중 약 95%가 AI 기반 솔루션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사용자 성향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일정을 제공하는 AI 여행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선호하는 팀 컬러와 콘텐츠, 여행 기간 등을 입력하면 이에 맞춘 여행 일정을 제공하는 형태다. 다만, 여행자가 특정 목적지나 활동에 대한 기본적인 선택을 먼저 해야 하며, 입력 정보 외의 변수를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한계는 있다. 이는 언어, 행동, 데이터 기반으로 작동하는 AI의 특성과, 이를 운용하는 기업의 데이터 처리 역량에 따른 제한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초개인화된 AI 서비스가 이뤄지면 이러한 한계도 극복될 전망이다. 미국의 AI 기반 여행 플랫폼 ‘마인드트립(Mindtrip)’은 이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맞춤형 일정을 제안하며, 한층 개인화된 결과를 제공한다. 여기에 사용자 감정을 인식하는 AI 시스템 ‘코페르니카(Kopernica)’처럼 감정 기반 여행 추천 기능이 상용화되면, 심리 상태나 상황에 맞는 여행지를 제안하는 고도화된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행 중에도 AI가 척척

AI는 여행지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후기 요약, 방문지 추천, 지출 관리, 실시간 번역 등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이나 SNS에서 수집한 사용자 리뷰를 긍·부정으로 요약해주는 ‘마이버킷리스트’는 여행지 선택에 도움을 주며, ‘TravelSpend’ 같은 앱은 현지에서의 소비 내역을 자동으로 분석해 예산 초과를 방지해준다. AI 기반 번역 앱은 음식점 메뉴판이나 안내문 등을 카메라 렌즈로 실시간 번역할 수 있으며, AI 음성 인식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외국인과의 통화를 자동 번역해주는 기능까지 갖췄다. 언어의 장벽을 낮춰주는 AI는 여행지에서의 정보 접근성과 커뮤니케이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여행지 상황에 적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관광지에서 포토그래퍼 수준의 사진을 남기기 좋은 스폿을 추천해줘”라는 질문에, AI는 구체적인 장소와 카메라 화각, 적정 시간대, 예상되는 촬영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안내한다. 또한, 특정 날짜에 특정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에 대한 문의에는 날씨, 동선, 대체지 등을 고려한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하기도 한다.

 

AI 가이드와 여행 콘텐츠의 진화

AI는 여행 가이드 역할까지도 대체하고 있다. 중국 SNS에서는 ‘AI 맞춤형 산둥성 4박5일 여행 계획’, ‘AI가 만든 청두 여행 일정’ 등의 콘텐츠가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신화통신은 “2025년은 중국 관광업계에서 AI 투어 가이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장산과 루산 등 일부 관광지는 이미 AI 기반 맞춤형 여행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5G 기술과 결합한 몰입형 AI 콘텐츠 역시 확산되고 있다. 관광지의 AI·IT 기반 인프라 구축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송요셉 기자 yosep@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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