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메프 여행상품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지 막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집단분쟁조정 결과가 나왔고,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업체들을 상대로 한 소비자들의 소송도 본격화했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업체인 오아시스 마켓이 티몬을 인수하며 회생인가 계획안도 받아들여졌다. 여행업계와 소비자들은 피해액의 약 0.75%에 해당하는 금액만 변제받았다. 여행사가 수억원의 피해를 봐도 변제 금액은 피해액의 1%도 안 되는 몇백만원, 몇천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소비자들 또한 백만 원대의 피해를 봐도 환급금은 고작 만 원대에 그쳤다.
7월 셋째 주 여행사, 숙박, 항공 관련 소비자 5개 그룹이 모두 소를 제기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집단소송을 수행할 5명의 변호사를 선임해 지원해 주고 있다. 티메프 집단분쟁조정에서의 미환급 대금은 약 135억원 규모로 그중 16억원만 환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는 입장문을 통해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정산금을 받지 못했으며, 남은 대금에 대해 90% 추가 부담하는 것은 피해자인 여행사에 책임을 지우는 의미’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소송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티메프 사태로 여행업계는 하나의 판로를 잃었지만, 대형 여행사들은 자체 판매 채널을 강화하는 등 자구책 마련 움직임도 일었다.
티몬은 8월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으로 홍보영상까지 나온 상황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티몬으로부터 상품 입점에 대한 문의 전화를 받았는데, 정산도 받지 못했고, 소비자들의 신뢰가 부족한 상황이라 입점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티메프가 남긴 상흔은 뚜렷하다. 호스피탈리티 AI 기업 온다가 티메프 사태로 한때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NHN여행박사는 여행사업을 정리하는 등 충격을 받았다. 이제 막 1심 소송이 시작된 가운데 1심 판결까지는 2~3년 걸리고, 대법원 판결까지 가게 되면 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대형 여행사조차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한 가운데, 중소여행사들의 생존은 더욱 위태롭다. 부디 1심에서 판매사인 여행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판결이 내려져 피해 책임이 정당하게 분배되고, 향후 유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업체의 정산 기간 단축과 핀셋 규제 도입 등의 개선책이 하루빨리 이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