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과자 한 봉지를 먹더라도 누구에 의해 이 상품이 유통됐는지 훤히 알 수 있는 세상이다. 이 과자를 책임지고 판매하는 아무개 씨의 이름 석 자가 봉지 뒷면에 떡하니 박혀있기 때문이다. 먹을거리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실시한 ‘이력제’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이 정책은 그동안 익명에 가려져 있던 부분을 공개한다는 측면에서 판매자 측의 굉장한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듯싶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 이름에 먹칠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잘 활용한 정책이기도 하다. 반응이 좋았는지 이같은 식품이력제의 적용 범
"종로의 인사동은 한국 전통의 거리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 이곳을 찾는 외국인에게 인사동은 어떻게 비춰질까.주말엔 15만명이 넘게 방문하는 인사동에는 골동품 가게, 화랑, 전통 찻집, 술집, 음식점 등은 줄어든 대신 화장품, 기념품, 각종 노점상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예스럽고 운치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상인들의 떠들썩한 호객 소리, 전통음악보다는 최신 유행가가 흘러나오는 거리로 변한지 오래다.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먹는 음식은 ‘터키 아이스크림’이며, 간판만 한글로 바꾼 유명 커피전문점은 조
"지난 14일 경복궁에는 한국관광공사 입사를 희망하는 청년 구직자가 모였다. 이들은 ‘고궁을 활용한 관광상품화 방안’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했다. 이번 1차 오디션을 통과한 사람들은 외국어 면접, 심층 인터뷰를 거쳐 입사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채용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고수한 채용방식이 구시대적이고 우수 인재를 등용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를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기대치를 100으로 봤을
"“지금 푸켓에서 랜드사 사장하던 사람들 중 남아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이 말을 남긴 A씨는 한 때 오퍼레이터, 전속 가이드, 서울 사무소 직원 등을 포함해 약 1,000명의 직원을 거느렸던 랜드사 사장이었다. 그의 말을 풀이하자면 푸켓에서 랜드사를 경영했던 사람 중에 자신은 금전관계가 비교적 깨끗하고, 업계의 신뢰를 쌓아 오늘날 아무 거리낌 없이 푸켓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랜드사 사장들은 리조트, 현지 여행사 등에 빚을 지고 도망갔거나, 비도덕적인 영업으로 탓에 동종 업계사람들에게 쫓겨나듯 푸켓을 떠났다고 했다.
"제19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이 됐다. 1997년 이후 15년만의 개명이다. 그런데 최근 한 영남권 정당이 그들이 버린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냅다 낚아채 화제가 되고 있다. 세간에서는 군소 정당의 기발한 생존 전략이라며 감탄하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황당한 해프닝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름을 빌려서라도 인지도를 확보하려는 모습은 비슷한 업체명이 난무하는 여행업계를 떠올리게 한다. 동네 대리점도 대형 여행사의 간판을 내걸어야만 장사가 될 만큼 대형 여행사가 독식하는 것이 지금의 여행업계다. 이는 대기
"남의 이름을 빌려 자신의 과거를 지우려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가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남의 이름을 얻기 위해서 이름의 주인을 죽이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곤 자신이 어디서부터 왔고 누구인지를 깨끗이 지워버린다. 과거를 잊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질 만큼 중대한 실수를 했다든지, 과거에 너무 고통스러운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든지 그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누구도 자신의 과거 없이는 살 수 없다. 현재는 과거의 선택이 누적된 결과일 뿐이다.유
"최근 중국 관광시장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공통된 결론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영 달갑지 않더라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었다. 지난 겨울 성수기에 동남아·남태평양 휴양지는 물론 호주까지 국내 여행사, 랜드사들은 호텔 수배의 어려움을 톡톡히 치뤘다. 바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 때문이다. 현지의 한국 랜드사들은 이제 호텔 수배에서 중국 여행사에 밀리는 느낌이 확연하다고 위기감을 표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내 일대를 휘젓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과 이에 따른
"지난 3월11일 개최된 제1회 교토마라톤대회를 다녀왔다. 우리나라도 마라톤 열기가 뜨겁지만 일본은 시드니, 아테네 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2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기반도 탄탄하고, 2011년 도쿄마라톤의 경우 일반인 참가자가 3만5,000명 정원에 33만명이 몰려 9.6대1의 경쟁률을 기록, 참가자를 추첨으로 뽑았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일본에서 올해 처음 진행된 교토마라톤대회는 1만4,000명이나 참가했으며 교통 통제 시간을 6시간 둘 정도로 시민들의 협조도 대단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러너를 보려고 일요일
"수많은 소떼가 드넓은 평야 위에서 풀을 뜯고 있다. 당장은 소의 숫자에 압도될지 모르겠으나 이내 지루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 앞에 보랏빛 소가 나타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세스 고딘의 저서 의 일부 내용이다. 세스 고딘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기업이 어떤 참신한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를 지적한다. 현재 여행업계에 보랏빛 소는 없다. 얼마 전 모 일간지의 창간 기념호에는 주요 여행사의 상품광고가 몇 페이지에 걸쳐 실렸다. 그러나 여행사의 이름만 달리할 뿐 모두가 담합이라도 한 듯 똑같이 A지역 22만9,000원, B지역
"이스타항공이 최근 인천-홋카이도 노선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계절에 따라 수요 차이가 크고, 인천-오사카 취항 때문에 항공기 수급이 달리기 때문이라고 철수 이유를 밝혔지만, 대한항공, 진에어와의 노선 경쟁에서 백기투항을 하고 발을 빼는 모양새이다. 이에 따라서 4월부터, 서울에서 직항으로 홋카이도 여행을 떠나려면 대한항공이나 진에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장면은 대양주의 인기 휴양 지역인 괌에서도 볼 수 있다. 3월 현재 인천-괌 노선은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각각 주7회 매일 운항하고 있다. 성수기 때 종종 제3
"해외여행을 갔을 때, 관광지에 버젓이 적힌 엉터리 한국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실소를 하게 된다. 그러나 때때로 국제적인 행사장에서도 이 같이 잘못 표기된 영어나 한글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주최 측의 실수가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아 그렇게 낯 뜨거울 수가 없다.최근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여수에서도 엉터리 표기 때문에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 적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표지판에 영문 철자가 틀리거나 잘못된 한자가 쓰이는가 하면, 한자표기 중에는 한자와 한글을 혼용해 혼란을 야기하
"“민망하네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 서부 관광전 고웨스트서밋(Go West Summit)을 참관하고 돌아왔다. 관광전에서 만난 미국 측 셀러의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온 말은 뜻밖에도 ‘부끄럽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대변하는 지역과 관광 상품을 볼펜, 인형, 메모지 등 다양한 소품으로 홍보하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예외 없이 ‘메이드 인 차이나’가 떡하니 붙어 있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된 이후로 중국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상품을 찾기 어렵게 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터라 중국산 소품을 선물로 받는 것에 아무런 감흥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