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시장에서 예민하게 지켜보는 숫자는 출국자수다. 출국자수는 곧 해외여행의 실수요자이기 때문이다. 수요가 커지면 시장에도 기회가 많아진다.지난해 우리나라 내국인 출국자수는 2,271만5,841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2019년의 79.1% 수준이지만 월별로 꾸준히 늘어 12월 막판에는 2019년 동월보다 3.1% 증가하며 회복, 그 이상을 뛰어넘었다. 급기야 올해 1월 내국인 출국자수는 월별 출국자수 중 역대 세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2월 출국자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8개월 연속 200만명대 기록은 무난하게 이어갔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가 성황이다. OTA나 여행사 플랫폼에서 할인권을 발급받아 저렴하게 숙박시설을 예약할 수 있다. 판매 사이트별로 고가 혹은 높은 등급의 호텔에 대해서는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해 더욱 인기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높은 등급의 호텔만 고를 일은 아니다. 제대로 따져보지 않으면 호텔 등급과 서비스가 서로 엇나갈 수도 있어서다. 분양형 호텔의 '고무줄 성급(별 등급)' 탓이다.분양형 호텔은 보건복지부 공중위생관리법상의 숙박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관광진흥법에서 다루는 관광호텔의 성급 심사 대상이 아니다. 또 일반
키오스크로 주문받는 시대다. 종업원과 말하지 않아도 터치 몇 번에 주문한 음식을 받을 수 있다. 빠르고 편리해졌다. 여행도 똑같다. 이제는 항공 카운터에서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키오스크로 직접 탑승수속을 하고 수하물도 셀프로 부칠 수 있다. 작년 11월 홍콩으로 가족여행을 떠났을 때,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카운터 대신 훨씬 줄이 짧은 키오스크에서 간편하게 탑승수속을 마치고 여유롭게 공항을 누볐던 기억이 생생하다. 자동화 기기와 전자 시스템 도입으로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전자 시스템이 익숙해진 시대, 키오스크
올해 주요 여행사들은 공통적인 핵심 전략으로 테마 여행 상품 확대를 언급했다. 옵션과 쇼핑이 따라붙는 저가 단체 패키지여행보다는 개인의 비슷한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여행자를 모으겠다는 의지가 담긴 전략이다. 가격 경쟁 대신 여행사 본질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라 반갑고, 기대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선다. 아직까지는 개인보다 ‘단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현재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테마 여행 상품을 살펴보면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했다는 여행 상품인데 출발 조건이 단체 여행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최소 출발 인원이 15명
해외 각국 관광청과 호텔 등 민간업체들이 홍보설명회를 위해 줄줄이 한국을 찾고 있다. 잠잠했던 중국도 최근 들어 지역별로 방한 관광 설명회를 열기 시작해 반가울 따름이다.중국 입국 절차도 코로나 이전 체제로 복귀했다. 중국여행이 막 시작됐던 4월에는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지문을 찍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로웠다. 지난 8월 신속항원검사 의무 해제와 더불어 단체비자(별지비자) 지역이 확대됐으며, 12월까지 비자 신청시 지문 등록 의무도 면제돼 중국 가는 길이 한층 쉬워졌다.중국 시장은 패키지 수요가 많아 아웃바운드 부문의 주요 동력원
철옹성 같았던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약 6년 만이다. 덕분에 여름 성수기에도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던 여행‧항공주는 물론 화장품과 카지노, 호텔 등 중국인 여행객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한동안 들썩였다. 상장 기업뿐만이 아니다. 대형 버스 업체부터 면세점, 테마파크, 단체여행객을 받던 식당, 명동 길거리의 점포들과 경복궁 앞 한복 대여점들까지, 오랜만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온다는 소식에 반색한 곳은 벌써 여럿이다. 방한 중국인 여행객은 사드 사태 이전인 2016년
미끼상품의 유혹은 일상 곳곳에 존재한다. 최근 한 은행에서 카드사와 손잡고 연 10%대의 고금리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혹했지만 막상 뜯어보니 기본금리는 시중금리보다 낮고, 카드 실적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만 했다. 덕지덕지 붙은 조건을 따져보면 일반적금에 비해 과연 이득일까? 옵션과 쇼핑이 딸린 초저가 여행상품을 보며 기시감이 들었다.해외여행 재개와 동시에 중국 10만원대, 동남아 20만원대의 패키지 미끼상품도 돌아왔다. 항공료도 오르고 숙박료도 올랐는데 어쩐지 코로나 이전과 다를 바 없다. 이를 두고 여행사 관계자들은 “모객
기후 위기와 관련된 기사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장마 기간은 명확했다. 지금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변덕을 부리는 탓에 출근 전 일기 예보 확인이 필수다. 여행 커뮤니티에서도 폭우로 여름휴가를 취소하거나, 여행 시기를 고민하는 글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숙박 시설 상담건이(7월3~21일) 전년보다 18.3% 많았다. 특히 비 피해가 겄던 충남은 전년 동기 대비 86.2% 증가한 54건을 기록했다.폭우가 끝나자 폭염이 기승이다. 폭염에 높은 습도까지 더해져 찜통이나
기자는 비슷한 시기, 비슷한 내용의 실적이 나오면 이를 취재 재료로 삼아 비교하곤 한다. 실적을 토대로 업계의 동향을 살피고, 해당 기업의 영향력을 가늠해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하나투어와 인터파크가 발표한 항공권 실적을 기사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1등’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하나투어와 인터파크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양사는 6월 들어 ‘1~5월 항공권 발매액이 업계 1위’라는 동일한 내용을 일주일 간격으로 번갈아 발표했는데 하나투어는 동기간 BSP 항공권 발매액을 본사와 지사를 합산한 기준으로, 인터파
요즘 ‘해외여행이 돌아왔다’는 말을 새삼 깨닫는다. 수치상으로나 체감상으로나 그렇다. 늘어난 여행업계 행사도 시장 회복을 실감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다. 작년부터 관광설명회, 팸투어, 세일즈콜 등이 확연히 늘어나면서 “행사가 한꺼번에 몰리다보니 모두 참여하기도 벅차다”는 실무진의 하소연도 나온다. 조금 바쁘면 어떠한가. 그만큼 세계적으로 한국시장을 주목한다는 방증이니 달가운 일이다. 특히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의 회복 속도가 놀랍다”는 해외 여행업계의 공통된 평가는 고무적이다. 절대적으로 한국인 관광객 수가 많지 않은 여러 장거
K-ETA(전자여행허가제)에 대한 여행업계의 원성이 높다. 몇 년 전 캐나다에 가기 위해 eTA를 신청한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 eTA는 금방 나왔지만 신청하기까지의 수고스러움이 있었고, ‘혹시라도 안 나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제법 컸다. 그런 경험 덕분에 외국인의 K-ETA에 대한 불편함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까다로운 입국 규정이 인바운드 산업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한 행사장에서 만난 인바운드 업계 관계자의 “여행업계에 대한 지원도 좋지만, 인바운드 산업의 회복을 위해서는 K-
봄은 전통적인 해외여행 비수기다. 비수기라고 하면 여행사 직원들은 한가하게 앉아 피리나 불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여행업계는 성수기를 보내고 나면 또 다른 의미의 성수기를 맞이한다. 해외 각지에서 세일즈콜이 쏟아지고 신상품 개발을 위한 팸투어와 트래블 마트, 교육과 세미나 등이 한창 열리는 '업무 성수기'다. 그런데 요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이들이 한둘은 아닌 듯하다. 올해 5월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규모의 관광박람회 IPW에는 20명 이상의 한국 여행사 담당자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텍
중국 정부가 올해 초 국경을 개방하며 자국민의 해외여행 빗장을 풀자 중국 인바운드 업계는 늦어도 노동절 연휴(4.29~5.3) 때 즈음이면 중국 인바운드 부문도 본격적인 회복기로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노동절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장밋빛 전망은 허무하게만 느껴진다. 중국 정부가 허용한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국 목록에 한국은 여전히 제외돼 있어서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과 막막함도 크다.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 인바운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01
최근 주말 저녁 홈쇼핑은 여행상품이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여행사에서 유럽·동남아·일본 지역 위주로 너나 할 것 없이 비슷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한 여행사는 동시간대에 다른 채널에서 각각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홈쇼핑 러시를 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치킨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는 씁쓸함이 밀려왔다.여행업계에 따르면 유명 채널 황금시간대 홈쇼핑 비용은 1억원을 넘어섰다. 높은 방송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상품가가 저렴해야 그나마 콜수가 나온다는 하소연도 많다. 정상적인 가격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동유
‘챗봇’이 화두다. 정확히는 오픈AI의 AI챗봇 ‘챗GPT’가 화두다. 지난해 말 놀랍게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등장한 챗GPT는 전 세계 IT기업들을 자극하는 동시에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똑똑해진 챗GPT에게 질문했다. “여행사들은 챗GPT의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까?” 그러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네, 여행사들은 GPT 기반 채팅 기술로 운영을 간소화하고 응답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판매를 늘릴 수 있습니다. (중략)” 챗GPT는 스스로 탄생의 이유를 잘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국내 여행업계는
코로나 시대 여행에는 제약이 따른다. 외국인 입국은 허용하지만 여전히 격리를 요구하는 국가들을 ‘사실상’ 여행이 어렵다 말하는 이유다. 지난 7월 우리나라와 첫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사이판은 5일간의 의무격리가 있음에도 일찍이 연말까지 예약이 마감되며 열기가 후끈했다. 격리가 해제되는 12월을 앞두고 막바지 사이판 격리 여행을 다녀왔다. 입국부터 모든 일정이 매끄러웠다. 현지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대를 지나자마자 공항에서 PCR 검사를 받았다. 검사 비용을 지원해 준 데 더해 별도의 시설을 찾아가야 하는 수고로움도 덜어준 셈이다. 경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비슷한 조건이라면 당연히 더 저렴한 쪽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정작 선택한 상품을 구매하려면 옵션 선택 후 추가 가격이 붙는 일이 많다. 구매하기 전부터 기분이 상하고, 결국 다른 판매자의 상품으로 이동하게 된다. 노출되는 상품 가격을 낮추고 뒤에서 옵션을 붙이는 행태, 낯설지 않다. 패키지여행의 선택관광과 쇼핑이 겹쳐 보인다. 지난 6월, 항공권을 제외한 유럽 현지투어 상품이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홈쇼핑에서 판매돼 논란이 뜨거웠던 적이 있다. 패키지 이미지 개선에 실패했다는 지적과 그저 마케팅의
2년 만에 해외취재를 다녀왔다. 오랜만의 해외취재에 설렌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너무나 달라진 환경에 놀란 마음 또한 감출 수 없었다. 우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출국 날짜에 맞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을 앞당겼고, 출국 72시간 전 PCR 검사를 받아야했으며 해당 국가의 온라인 사전 입국 신고와 해외여행자보험, EU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를 신청했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아진 만큼 여행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상당했다. 현지에서도 귀국 전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았고, 귀국 후에도 국내에서 두 차례 검사
물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생각 없이 소비하던 것들도 이제는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정도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이용 비용이 높아진 것 같다. 여행 빼고 말이다. 그나마 국내여행의 경우, 코로나 공포심이 극심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여행 심리가 회복되면서 가격대 또한 일정 수준 회복됐다. 특히, 일부 5성 호텔들은 F&B, 레이트 체크아웃 등 혜택을 더 제공하는 방식으로 판매 가격은 유지한 채 2년 가까운 시간을 버텼다. 고급 이미지를 지키면서 영업을 유지하는 데도 성공한 셈이다. 해외여행, 특히 패키지여행에 시사
“사이판 여행 상품가가 1인당 20만원 인상됐습니다” 꿈같은 휴가를 앞두고 갑자기 받은 문자다. 일방적으로 항공사에서 항공료를 15만원 인상하고, 현지 리조트에서 조식비 5만원을 필수 포함했기 때문이란다. 여행상품을 40만원대에 예약했으니 무려 50%나 인상된 셈이다. 바로 여행사 담당부서에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통에 불이라도 난 듯 연결조차 어려웠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여행상품가 인상이 법적으로 가능할까? 국외여행 표준약관 제11조에 따르면, 이용운송·숙박기관에 지급해야 할 요금이 계약체결시보다 5% 이상 증감한 경우 여행사는 증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