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여행지, 넓게는 유럽, 국가로는 미국 1위
유럽→아·태→미주, 미국→일본→스위스 순
여행경험·성별·연령에 따라 여행성향도 차이

소비자들에게 ‘꿈의 여행지’를 물었다. 여행비용이나 기간, 이동거리 등 현실적 여건에 구애 받지 않고 평상시 꼭 가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여행지! 

작년은 아·태, 올해는 유럽

여행 예산이나 여행기간 등 현실적인 걸림돌이 없다면 가장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희망 여행지)는 어디일까? 일단 넓게 대륙별로는 유럽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희망여행지를 묻는 질문에 40.5%가 유럽을 꼽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8.8%로 그 뒤를 이었다. 매해 조사에서 현실적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꼭 가고 싶은 희망여행지로 아·태 지역과 함께 양대 산맥을 이뤘던 유럽이 올해도 변치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원년이었던 지난해의 경우 아태 지역이 근소한 차이(2%p)로 유럽을 제치고 희망여행지 1위 지역으로 선정됐었다. 유럽과 아태 지역에 이어 미주도 두 자릿수(13.8%) 지지율로 3위에 올랐다. 나머지 오세아니아(4.6%), 중동(1.8%), 아프리카(4.0%)는 한 자릿수 비율의 선택을 받았다.<1>

 

여성이 선망하는 유럽, 남성은?

성별로 보면 유럽에 대한 여성의 지지가 컸다. 희망여행지로 유럽을 선택한 여성 비중은 44%로 전체 평균(40.5%)을 상회했으며, 아태 지역(25.2%)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반면 남성들은 유럽보다 아태 지역을 선호했다. 남성의 37.7%가 아태 지역을 희망여행지로 꼽았고 유럽은 32.3%로 그 다음이었다. 연령별로는 모든 연령층에서 전체 결과와 마찬가지로 유럽→아태→미주 순서로 희망여행지를 꼽았다. 2022년 이후 해외여행 경험 유무와 횟수에 따라서 미묘한 차이도 보였다. 2022년 이후 해외여행 경험이 없다고 응답(24.6%)한 이들은 전체 응답 패턴과 달리 아태 지역을 희망여행지로 꼽은 비율(36.8%)이 유럽(39.1%)에 육박할 정도로 높았으며, 1~3회 해외여행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56.6%)은 전체 결과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4회 이상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이들(18.8%)은 아태 지역 선택 비율(19.7%)이 전체 평균(28.8%)을 크게 밑돈 반면 미주를 선택한 비율(19.7%)은 전체 평균(13.8%)을 비교적 높게 웃돌았다. 여행경험이 적을수록 중단거리 여행지를 선호하고 많을수록 장거리를 선호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행을 떠날 시기로는 대부분 지역에서 2024년 10월이 상위권에 올랐는데, 다른 지역과 달리 유럽과 미주를 희망여행지로 택한 이들만이 ‘2025년 7월 이후’를 상위 3개 여행 시기 중 하나로 꼽았다. 당장 떠나기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천천히 준비해서 떠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여행경험도 따라 여행성향도 갈려 

희망 여행지 상위 3개 지역(유럽, 아태, 미주)별로 해당 여행지를 선택한 여행자들의 여행성향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유럽과 미주를 희망여행지로 선택한 이들은 2022년 이후 해외여행 ‘1회’ 경험자들이 가장 많았던 반면 아태 지역 응답자들은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선택 지역에 상관없이 해외여행 의향은 ‘매우’ 있는 것으로 나왔으며, 희망하는 해외여행 시기로는 2024년 10월을 가장 많이 염두에 두고 있었다. 가장 선호하는 예약 채널은 여행사나 OTA인데, 아태 지역 선택자들은 하나투어를, 유럽과 미주 지역 선택자들은 아고다와 스카이스캐너를 가장 선호했다. 항공사를 선택할 때는 지역에 상관없이 모두 항공요금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고 답했는데, 호텔을 선택할 때에는 답이 갈렸다. 다른 지역과 달리 미주 지역 선택자들은 호텔위치보다는 이용요금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답했다. 일행끼리 다니는 프라이빗 패키지투어를 가장 좋아하는 아태 및 유럽 지역과 달리 미주 지역 선택자들은 완전 자유여행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해 다른 양상을 보였다. <4>   

스위스·일본·미국·호주 ‘톱’ 

각 지역별 희망여행지를 국가별로 살펴본 결과, 유럽 지역에서는 스위스가 16.6%로 1위에 올랐고, 이탈리아(12.4%)와 스페인(12.3%), 프랑스(11.4%)가 비슷한 지지율로 그 뒤를 이었다. 스위스는 매해 조사에서 희망여행지 최상위권으로 꼽히는 여행지다. 지난해 역시 1위에 올랐고 스페인과 프랑스가 그 뒤를 이었었다. 아태 지역에서는 일본(21.7%)이 1위에 올랐으며, 하와이(16.9%)가 두 자릿수 지지율로 2위에 올랐다. 하와이와 함께 괌(9.3%)과 몰디브(9.2%)도 아태 지역 희망여행지 ‘톱5’에 들어 섬 휴양지에 대한 선호를 읽을 수 있었다. 미주에서는 미국(본토)이 68.5%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오세아니아에서는 호주(47.5%),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31.5%), 아프리카에서는 마다가스카르(16.5%)가 각각 대표 희망 여행지로 꼽혔다.<2, 3>     

일본 제친 미국, 단숨에 1위로 

세부 국가 및 지역별로는 어디가 꿈의 여행지로 선망을 받았을까? 대륙 기준 선택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었다. 국가별로 살핀 결과, 전년도 희망여행지 조사에서 4위에 머물렀던 미국(9.6%)이 지난해 1위였던 일본을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일본은 7.7% 지지율로 2위로 떨어졌고 3위 자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스위스(6.7%)가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위권 국가 내 섬 휴양지인 하와이(6.0%)는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해 4위에 오른 반면 괌(3.3%, 7계단 하락)과 몰디브(3.3%, 1단계 하락)는 지난해보다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이탈리아가 5위에 오르면서 새롭게 상위 20위 국가에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탈리아와 함께 이번에 상위 20위권 희망여행지 국가에 이름을 올린 곳은 포르투갈(11위), 캐나다(16위), 체코(17위), 아이슬란드(18위), 그리스(20위)이다. 반면 지난해 20위권 국가 중 사이판(지난해 12위), 독일(15위), 홍콩(17위), 필리핀(18위), 인도네시아(19위), 타이완(20위)은 밖으로 밀렸다. 코로나 이전 상위 해외여행 목적지였던 중국은 올해도 2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5>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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