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여행지, 아·태 지역 74%로 최고 지지율
아·태→유럽→미주,일본→베트남→태국 순
중국 ‘기지개’
미주·유럽 10일 이상 여행
소비자들에게 여행비용이나 시기, 기간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지 물었다. 막연한 상상 속의 여행지가 아닌 실현 가능성이 높은 현실적인 여행지다.

대륙별로 일본·스페인·미국 1위
현실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가장 가고 싶은 ‘유력여행지’를 묻는 질문에 73.5%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라고 답했다. 압도적 지지다. ‘희망여행지’ 1위였던 유럽을 유력여행지로 선택한 이들은 13.8%에 불과했으며 미주(5.2%), 오세아니아(4.2%), 중동(1.9%), 아프리카(1.5%)는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 매해 조사에서 유력여행지로 높은 지지를 받아왔던 아태가 이번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증명했다.
여성(75.9%)이 남성(69.8%)보다 더 아태 지역을 선호했으며,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의 지지(58%)가 가장 낮았다. 대신 50대 이상은 유럽(21.8%)과 미주(8.4%), 오세아니아(7.3%) 지역을 다른 연령층의 두 배 수준으로 많이 꼽았다. 장년층의 장거리 여행지 선호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각 지역별 유력여행지를 국가별로 살펴봤다. 아태 지역에서는 1위 일본(34%)을 필두로 베트남(14.9%), 태국(9.9%), 괌(6.9%), 타이완(4.4%)이 ‘톱5’를 형성했다. 유럽 지역에서는 스페인(13.3%), 프랑스(12.1%), 이탈리아(11.1%)가 1~3위를 차지했는데, 희망여행지 조사에서 유럽 지역 내 1위였던 스위스가 유력여행지 순위에서는 뒤로 밀린 게 눈에 띈다. 그외 지역별로 보면 미주에서는 미국(65.8%), 오세아니아에서는 호주(60.3%), 중동에서는 튀르키예(27.1%), 아프리카에서는 케냐(19.1)가 가장 유력한 여행지로 꼽혔다.<1, 2>

여행지별 적정 항공·숙박료는?
아태 지역은 2022년 이후 해외여행 경험 유무와 횟수에 상관없이 유력여행지로 고른 지지를 받았다. 2022년 이후 해외여행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이들의 74.6%, 1~3회 경험자의 74.5%, 4회 이상 경험자의 68.8%가 아태 지역을 유력여행지로 꼽았다. 여행시기로는 올해 10월과 12월이 인기를 끌었다. 아태, 유럽, 미주 지역을 유력여행지로 꼽은 이들 모두 희망 여행시기로 10월과 12월을 1~2위로 선택했다. 지난해와 달리 희망여행시기 분산 경향은 유력여행지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아태 지역에서는 2025년 7월 이후(17.6%), 유럽 지역에서는 2025년 1월(19.7%)에 여행을 떠나겠다는 응답비율이 3위에 올랐다. 6개월 이내로 당장 떠나고 싶다는 응답이 많았던 2023년 조사결과와는 다소 결이 다른 결과로, 이제 소비자들이 코로나 시기 억눌렸던 여행욕구를 대부분 해소하고 평상시 패턴대로 여행을 계획한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력여행지별로 여행예산 규모는 달랐다. 객실 1박 예산을 묻는 질문에 아태 지역 선택자들은 15만원 이하(49.8%)를 가장 많이 꼽은 반면, 유럽(41.2%)과 미주(39.5%), 오세아니아(44.5%)에서는 30만원 이하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1인당 항공권 예산도 마찬가지였다. 아태 지역은 50만원 미만을 꼽은 비율(54.9%)이 가장 높았는데, 유럽에서는 150만원 이하(37.1%), 미주에서는 200만원 이상(32.2%), 오세아니아에서는 150만원 이하(38.7%)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3, 4>

아태-휴양, 유럽-문화, 미주-도시
유력여행지 상위 3개 지역인 아태, 유럽, 미주 지역 응답자들의 여행성향을 문항별 최다 답변 내용을 기준으로 도출해봤다. 여행지 선택 이유로 아태 지역 선택자들은 이동거리와 기간(49.5%)을 가장 많이 꼽은 반면 유럽과 미주는 각각 여행지의 매력(50.95), 여행지의 매력(28.3%)과 자연경관(28.3%)을 들었다. 여행 동반자로는 모두 가족을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선호 숙소도 3~4성급으로 같았다. 3개 지역 모두 완전 자유여행을 가장 선호했으며, 여행사나 OTA를 통해 예약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가장 선호하는 예약 채널로 아태에서는 아고다가 꼽힌 반면 유럽과 미주 지역은 하나투어가 1위에 올랐다. 호텔을 직접 예약할 경우 모두 호텔위치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지만, 항공사 선택 시에는 항공요금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아태 및 유럽 지역 응답과 달리 미주에서는 마일리지 적립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항공권과 호텔비 등을 제외한 현지 지출예산에서는 미주 지역 지출액(200~249만원)이 가장 높았다. 선호하는 여행테마는 각 지역별로 상이했다. 아태 지역은 휴식과 휴양을, 유럽은 역사문화여행을, 미주는 도심탐방을 가장 선호하는 여행테마로 선택했다. 각 지역별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5>

10위 오른 중국, 회복 본격화?
유력여행지를 세부 국가별로 살핀 결과, 일본이 24.9%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같은 결과다. 베트남(10.9%)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위 자리를 지켰다. 태국(3위)과 괌(4위)이 올해는 서로 순위를 바꿨으며, 희망여행지 1위 국가로 선정된 미국은 유력여행지 부문에서도 지난해보다 3단계 상승한 5위를 기록했다. 6위 타이완은 지난해보다 7단계나 순위가 상승해 상위 20위권 국가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눈여겨 볼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번에 2%의 지지율로 10위에 오르면서 코로나 이후 최초로 20위권에 진입했다. 포스트 코로나에도 중국은 회복세가 더뎌 일본·베트남 등과 함께 우리나라 상위 해외여행 목적지였던 코로나 이전의 지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유력여행지 10위에 오르며 기지개를 켠 만큼 향후 회복세도 가팔라질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6>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