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이 됐다. 1997년 이후 15년만의 개명이다. 그런데 최근 한 영남권 정당이 그들이 버린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냅다 낚아채 화제가 되고 있다. 세간에서는 군소 정당의 기발한 생존 전략이라며 감탄하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황당한 해프닝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름을 빌려서라도 인지도를 확보하려는 모습은 비슷한 업체명이 난무하는 여행업계를 떠올리게 한다. 동네 대리점도 대형 여행사의 간판을 내걸어야만 장사가 될 만큼 대형 여행사가 독식하는 것이 지금의 여행업계다. 이는 대기
"남의 이름을 빌려 자신의 과거를 지우려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가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남의 이름을 얻기 위해서 이름의 주인을 죽이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곤 자신이 어디서부터 왔고 누구인지를 깨끗이 지워버린다. 과거를 잊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질 만큼 중대한 실수를 했다든지, 과거에 너무 고통스러운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든지 그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누구도 자신의 과거 없이는 살 수 없다. 현재는 과거의 선택이 누적된 결과일 뿐이다.유
"최근 중국 관광시장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공통된 결론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영 달갑지 않더라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었다. 지난 겨울 성수기에 동남아·남태평양 휴양지는 물론 호주까지 국내 여행사, 랜드사들은 호텔 수배의 어려움을 톡톡히 치뤘다. 바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 때문이다. 현지의 한국 랜드사들은 이제 호텔 수배에서 중국 여행사에 밀리는 느낌이 확연하다고 위기감을 표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내 일대를 휘젓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과 이에 따른
"지난 3월11일 개최된 제1회 교토마라톤대회를 다녀왔다. 우리나라도 마라톤 열기가 뜨겁지만 일본은 시드니, 아테네 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2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기반도 탄탄하고, 2011년 도쿄마라톤의 경우 일반인 참가자가 3만5,000명 정원에 33만명이 몰려 9.6대1의 경쟁률을 기록, 참가자를 추첨으로 뽑았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일본에서 올해 처음 진행된 교토마라톤대회는 1만4,000명이나 참가했으며 교통 통제 시간을 6시간 둘 정도로 시민들의 협조도 대단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러너를 보려고 일요일
"수많은 소떼가 드넓은 평야 위에서 풀을 뜯고 있다. 당장은 소의 숫자에 압도될지 모르겠으나 이내 지루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 앞에 보랏빛 소가 나타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세스 고딘의 저서 의 일부 내용이다. 세스 고딘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기업이 어떤 참신한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를 지적한다. 현재 여행업계에 보랏빛 소는 없다. 얼마 전 모 일간지의 창간 기념호에는 주요 여행사의 상품광고가 몇 페이지에 걸쳐 실렸다. 그러나 여행사의 이름만 달리할 뿐 모두가 담합이라도 한 듯 똑같이 A지역 22만9,000원, B지역
"이스타항공이 최근 인천-홋카이도 노선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계절에 따라 수요 차이가 크고, 인천-오사카 취항 때문에 항공기 수급이 달리기 때문이라고 철수 이유를 밝혔지만, 대한항공, 진에어와의 노선 경쟁에서 백기투항을 하고 발을 빼는 모양새이다. 이에 따라서 4월부터, 서울에서 직항으로 홋카이도 여행을 떠나려면 대한항공이나 진에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장면은 대양주의 인기 휴양 지역인 괌에서도 볼 수 있다. 3월 현재 인천-괌 노선은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각각 주7회 매일 운항하고 있다. 성수기 때 종종 제3
"해외여행을 갔을 때, 관광지에 버젓이 적힌 엉터리 한국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실소를 하게 된다. 그러나 때때로 국제적인 행사장에서도 이 같이 잘못 표기된 영어나 한글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주최 측의 실수가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아 그렇게 낯 뜨거울 수가 없다.최근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여수에서도 엉터리 표기 때문에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 적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표지판에 영문 철자가 틀리거나 잘못된 한자가 쓰이는가 하면, 한자표기 중에는 한자와 한글을 혼용해 혼란을 야기하
"“민망하네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 서부 관광전 고웨스트서밋(Go West Summit)을 참관하고 돌아왔다. 관광전에서 만난 미국 측 셀러의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온 말은 뜻밖에도 ‘부끄럽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대변하는 지역과 관광 상품을 볼펜, 인형, 메모지 등 다양한 소품으로 홍보하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예외 없이 ‘메이드 인 차이나’가 떡하니 붙어 있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된 이후로 중국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상품을 찾기 어렵게 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터라 중국산 소품을 선물로 받는 것에 아무런 감흥이 없
"“옛날에 비해 여행사 직원들이 참 공부를 안해요. 어느 순간 상품개발은 완전히 랜드사 몫이 돼버렸어요. 이대로라면 랜드사보다 여행사의 미래가 훨씬 암담할 것 같아요”, “여행사 직원들은 수동적이고 창의성이 부족합니다. 지금의 시스템에 길들여진 직원들은 업계 내에서도 다른 분야에 진출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전자는 여행사 중견 간부에게서, 후자는 호텔 관계자에게서 나온 말이다. 뼈 있는 말들이라 여겨지지만 모든 책임이 ‘똑똑하지 못한 여행사 직원 개개인’에게 있는 것으로 여기는 업계 선배들의 태도는 어딘가 온당치 않아
"국보 1호 남대문이 화재로 불탔기에 동대문이 국보 1호가 됐다? 이런 황당한 내용의 안내가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많은 시청자가 경악한 바 있다. 지난달 한 방송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엉터리 가이드 보도 이후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2월10일까지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인데 더 늦기 전에 천만다행이 아닐 수가 없다. 가이드는 여행의 최일선에서 일반 여행객에게 안전과 즐거움까지 모두 아우르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현재 활동하는 중국인 대상 가이드 중 절반 정도가 무자격자인데 더해서,
"여행사를 떠나 현재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여러 여행사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을 정도로 유능한 사람이었고, 실제 그가 만들었던 상품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가 회사를 떠난다고 했을 때 여행사 동료의 반응은 “부럽다”, “나도 언젠가는 떠나고 싶다”였단다. 이유를 물었더니 여행사 직원의 상당수가 여행업에 오래 몸담을수록 삶이 피폐해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심지어 몇몇 여행인은 “여행사는 기업이 아니다”고 말한다. 직원이 한두 명에 불과한 영세 여행사는 물론이고 대형 여행사로 묶이는 곳도 마찬가지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서 미국 대형 여행사들의 한국 진출이 예전보다 한결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점, 규모, 방법 등 그 어떤 구체적인 사항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여행사 경영자, 소유주와 직원들 사이에 대형 여행사의 한국 진출을 보는 다른 시각이 있어 눈길을 끈다. 여행사 대표나 임원, 여행 관련 협회는 대형 외국 여행사들의 진출이 국내 여행업계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구체적인 정보나 분석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지만 대체로 부정적일 것이라는 분
"‘기차보다 싼 비행기’, ‘기내식도 지정좌석도 없는 비행기’. 이른바 ‘저가항공’이라 불리는 LCC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정가 200달러 티켓이 출발 직전 50달러로 떨어지는 현상은 이전까지 저가항공사를 체험하지 못했던 한국인들에게 충격과 환희를 선사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땡처리 티켓이 저가항공의 탑승률 부진을 반증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2005년 첫 LCC가 등장했다. 티웨이항공의 모기업인 한성항공으로 2006년 첫 취항한 제주항공보다 약 1년 앞섰다. 각 항공사는 청주와 김포를 기점으로 증편과
"고객을 사랑하기까지 해야 하는 세상이다. 손님은 왕으로, 종업원은 종으로 굳어진 역학관계에서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감정을 숨기고 얼굴에 미소를 잃지 말아야하는 일, 즉 감정노동에 에너지를 쏟는 때가 많다. 요즘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마트 계산대 직원들이 겪는 감정노동이 주목 받고 있다. 사람에 지친 직원들이 대인기피증을 겪고 심한 경우에는 자살까지 이르는 상황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막말을 듣기 일쑤고 손에 돈독이 올라도 장갑을 착용할 수 없는 이들의 고통에 사회는 무뎠다.여행업도 감정노동의 강도가 큰 분야다.
"주말을 틈타 짧게 떠나는 밤도깨비층, 일본은 재방문해도 좋다는 마니아층 등 그동안 일본 여행시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일본 여행 시장을 둘러싸고 소비자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싼 상품만 골라서 떠나는 얌체족과 아무리 저렴해도 절대 일본만은 가지 않겠다는 불안족이다. 양자 모두 여행업계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일본 담당자들은 ‘얌체족’과 ‘불안족’에게 어떻게 상품을 판매해야 할지 도무지 답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9만9,000원 짜리 선박 일본 상품을 판매했더니 손님에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에서 환승여객이 지난해보다 9% 정도 성장한 57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공항 이용객 증가율인 4.2%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인천공항 전체 이용객 중 환승객의 비중도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16% 정도를 차지한다. 인천공항은 170여 개에 이르는 항공노선과 첨단 환승시스템, 45분 환승시간 등 때문에 환승여객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풀이했다. 표면적으로는 인천공항의 우수성이 입증된 자료로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국내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의 영업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을 추론할 수
"지난 11월22일과 23일에 걸쳐 일본 ‘비짓재팬 트래블마트(Visit Japan Travel Mart 2011)’를 다녀왔다. 해외 참가자만 해도 269개사의 바이어, 28개의 언론사에 이르는 대규모 행사였다. 3월 대지진 이후 열린 최대 행사 중 하나였던 만큼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이 곳곳에 역력했다.그러나 한국 측 참가사 측에서는 주최 측의 기대와 달리 딱히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먼저 트래블마트 전에 진행된 팸트립의 내용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방사능 문제가 없는 일본의 참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와 관계없는 일정이
"최근 소비자원이 발표한 ‘외국계 호텔 예약 대행 사이트 주의보’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여행사의 친밀한 서비스를 원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단적인 사건이었다. 결국 소비자들은 싼 것은 좋아하지만 불친절은 용납할 수 없는 보편적 이중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IT와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서울에서 지구 반대편까지 인간의 손길을 전혀 거치지 않은 여행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여행업이 발달했다고 해서, 친밀한 서비스의 중요성이 감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 아고다 등은 사실 기민하게 한국 소비자의 성향에
"2009년,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판결이 있었다.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된다며 구글을 고소한 여성에게 미국 법원이 원고 패소 결정을 내린 것. 해당 판사는 인터넷 시대에 완벽한 사생활 정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여자 연예인의 성형 전 사진부터 정부 고위관계자의 재산 목록까지 검색 몇 번이면 ‘공짜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정보의 재구성력’마저 공짜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웹상에 산재돼있는 수많은 정보는 공짜일 수 있어도 그것을 종적·횡적으로 조합해 하나의 유의미
"‘안철수’ 세 글자 때문에 전국이 떠들썩하다. 지난 14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안철수연구소 지분 37.1% 중 절반인 1500억원 가량을 사회 환원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입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기부에 진정성을 따지는 것은 으레 있었다. 정·재계는 차치하고서라도 유명인들의 기부는 항상 화제를 몰고 온다. 낯부끄러울 정도로 생색내기에 그치는가 하면 부끄러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부도 있다. 최근 방콕 침수가 장기화하면서 전염병 설에 이어 수도 이전설까지